글로벌 대학들의 연구 경쟁이 치열하다. 단순한 ‘순위 경쟁’이 아니다. ‘생존 경쟁’이다. 교육을 통해 창출하는 새로운 지식과 연구에 명운을 걸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하버드·예일·프린스턴·스탠퍼드·매사추세츠공대(MIT)와 영국의 옥스퍼드·케임브리지대, 중국의 칭화·베이징대 같은 글로벌 대학의 명성도 연구력에서 나온다. 미국 글로벌 학술정보기관인 클래리베이트가 발표하는 ‘세계 상위 1% 과학자(HCR, Highly Cited Researcher)’ 명단에는 빠짐없이 이들 글로벌 명문대학이 상위권을 차지한다.
우리나라 대학은 갈 길이 멀다. 각종 기관이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대학 순위에서 100위 안에 겨우 서너 곳이 들락날락한다. 국내 대학은 국제 지표가 약골이다. 국제논문 수, 피인용 수, 국제 공동연구, 외국인 교수·학생 비율 등의 항목이 대부분 하위권이다. 그러니 전체 순위를 끌어올리기 힘들다. 2025년 ‘HCR’ 평가 결과만 봐도 그렇다. 올해는 연구기관까지 포함해 전 세계 60개 국가 1300여 곳의 6868명이 명단을 올렸다. 미국이 2670명으로 1위이고 중국 1406명, 영국 570명, 독일 363명 순이다. 한국은 76명뿐이다.
우리 대학 소속은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다. 국내 대학 또는 연구기관 중 한 명이라도 HCR에 명함을 내민 게 16곳인데 아쉽다. 물론 단국인도 열정적으로 연구하고 노력한다.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기준 국내 논문 순위는 줄곧 최상위권이다. 평생 110편을 집필한 교수를 비롯해 상당수가 KCI에서 독보적인 연구 업적을 인정받고 있다. 본지 취재팀은 ‘단국 논문왕’인 이들이 평생 국제논문은 한 편도 쓰지 않았다는 ‘이상한’ 사실을 발견했다. 전공 영역의 특수성과 연구 환경 고충을 이해하더라도 ‘우물 안’ 연구는 역시 아쉬울 수밖에 없다.
대학의 글로벌 연구 풍토는 글로벌 대학 순위에 영향을 미친다. ‘2026 QS 아시아 대학평가’에서 우리 대학은 처음으로 200위권에 진입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11개 평가지표 모두 상승했다. 전체의 30% 비중인 ‘학계 평판도’는 전년 대비 58계단 뛰어올랐다. 연구자들의 땀의 결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배고프다. 교원당 논문 수와 논문당 피인용 수의 순위는 외려 하락했다. 연구의 질적 개선이 과제임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대학 본부는 여러 지원책을 시행 중이다. 연구비 지원시스템을 개편해 계열별 인센티브를 차등화하고, 국제 공동연구와 해외 논문 게재를 적극 격려하고 있다.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더 파격적인 지원과 체감 대책이 필요하다. “연구하지 않으면 사라진다(Publish or Perish)”라는 풍토를 넘어 “글로벌 논문 아니면 사라진다(International or Perish)”는 학풍을 곳곳에 스며들게 해야 한다. 대학 순위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지만, 누구나 체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