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 이주현 칼럼니스트
  • 승인 2025.12.09 08:40
  • 호수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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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중화풍 소고기볶음과 레드와인

 

표고버섯과 소고기의 감칠맛이 어우러진 중화풍 소고기볶음. 메를로와 곁들이면 더 깊어진다.
표고버섯과 소고기의 감칠맛이 어우러진 중화풍 소고기볶음. 메를로와 곁들이면 더 깊어진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분위기가 고조된다. 한 해 동안 자주 보지 못했던 지인들과 안부를 나누는 날들. 그러나 이 즐거운 시간 속에서도 마음 한구석이 공허해지는 순간이 온다. 아무리 먹어도 속이 허하고 괜스레 센치해지는 날. 집에서 홀로 술 한 잔 기울이며 고요함에 머무르고 싶어진다.


이럴 땐 와인 한 잔과 근사한 고기 요리로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배달 앱을 켜면 온갖 음식이 코앞까지 오지만, 이런 날만큼은 나를 위해 정성을 들여 직접 요리해 보자. 재료를 숭덩숭덩 썰어 볶기만 하면 완성되는 초간단 요리. ‘중화풍 소고기볶음’을 소개한다. 쉽지만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은 고급 요리다. 핵심은 ‘굴소스’다. 자취생들의 필수품이자 요리 초보의 구원투수인 굴소스 하나면 깊고 진한 맛이 완성된다.


구이용 소고기 200g을 준비해 소금과 후추로 밑간한다. 양파 반 개, 마늘 4개,  생강 반 개, 표고버섯 3개, 파프리카 1개는 1cm 두께로 썰어둔다. 기름 두른 팬에 마늘과 양파를 볶다가, 반쯤 익으면 고기를 넣는다. 이어 버섯·파프리카와 함께 채 썬 생강 반 개를 넣는다. 생강은 고기의 잡내를 잡고 풍미를 올리는 치트키다. 재료가 다 익으면 굴소스 1~2큰술을 넣고 잘 섞어 마무리한다.


마른 표고버섯을 사용한다면 불린 물을 버리지 말고 볶을 때 살짝 넣어보자. 센불에서 수분을 날리면 재료에 버섯 향이 배어 훨씬 깊은 맛이 난다. 이 요리는 응용도 무궁무진하다. 파스타 면을 넣으면 근사한 면 요리가, 찬밥을 넣으면 볶음밥이 된다. 


나만의 소중한 식탁에 와인도 한 잔 곁들여보자. 고기엔 역시 레드와인이다. 그중에서도 진하고 향긋한 ‘메를로’를 추천한다. 메를로 특유의 숲과 흙 뉘앙스는 고기 요리는 물론, 표고버섯의 향과도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열심히 사는 사람일수록 이유 모를 공허함을 자주 느낀다고 한다. 이럴 땐 ‘중화풍 소고기볶음과 메를로’로 방전된 몸을 충전하자. 든든한 고기의 감칠맛과 향긋한 와인 한 모금이 지친 일상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시간. 나만의 방식으로 고요함을 마주하며 마음의 균형을 잡는 따뜻한 연말이 되기를 바란다.

 

 

이주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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