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두운 시골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가끔 아득한 현기증이 일곤 합니다. 끝을 알 수 없는 암흑 속을 유영하는 우주는 차갑고도 냉정해 보입니다. 수많은 별이 태어나 뜨겁게 타오르다 결국 한 줌의 재로 스러지는 무심한 질서. 그 거대한 공허 속에서 지구라는 작은 행성이 한 줄기 빛처럼 깨어난 것은 과연 우연이었을까요, 아니면 우주가 부린 가장 다정한 마법이었을까요.
천문학자들은 우주에서 생명이 탄생할 확률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골디락스 존, 즉 태양과의 절묘한 거리부터 시작해 대기의 섬세한 농도, 생명의 근원인 액체 상태의 물,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어긋나지 않고 수십억 년을 흘러온 유구한 시간까지. 이 중 단 하나의 톱니바퀴만 어긋났어도 지금 우리가 내뱉는 숨결도, 가슴 속에 품은 사랑도, 누군가를 향한 간절한 그리움도 결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이곳에서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눈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우주적 로또에 당첨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때로는 삶이 무겁게 느껴지고, 나라는 존재가 광활한 세상 속에서 한없이 작고 초라하게만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저 멀리 시공간의 끝에서 수만 년을 달려온 별빛이 지금 당신의 눈동자에 닿기까지, 우주는 얼마나 많은 침묵과 기다림을 견뎌왔을까요. 인간의 생명은 138억 년이라는 우주의 시간에 비하면 찰나의 불꽃처럼 짧게 깜빡이다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짧은 순간이야말로 우주가 비로소 자신의 아름다움을 인식하고 찬란하게 빛나는 유일한 통로입니다. 우리가 없다면 우주는 그저 관찰자 없는 거대한 암흑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당신은 단순히 우연히 태어난 존재가 아닙니다. 온 우주가 정교하게 설계하고, 수억 개의 불가능을 뚫고 빚어낸 가장 소중한 결과물입니다. 그러니 오늘 하루, 당신의 발길이 닿는 모든 공간과 손길이 머무는 모든 인연을 조금 더 애틋하게 바라보아도 좋습니다. 이 행운 가득한 지구 위에서 당신과 내가 같은 시간을 공유하며 숨 쉬고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세상을 다 가진 행복한 여행자들입니다.
이영웅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