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의 경계는 생각보다 단단하지 않다
선과 악의 경계는 생각보다 단단하지 않다
  • 조윤희(도시계획부동산3)
  • 승인 2026.04.07 16:08
  • 호수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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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범죄 사건을 보면 자연스럽게 선과 악을 구분한다. 범행을 저지른 범인이 악이고, 그를 검거한 경찰은 선이다. 정의는 구현되고, 그렇게 끝이 난다고 믿는다. 나 역시 그 익숙한 구도를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다. 그러나 평소 즐겨보던 프로그램 ‘용감한 형사들’을 보며, 그 구도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건을 알아가다 보면, 선과 악이 쉽게 나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프로그램 속 사건들은 수사 과정을 펼치며 시작되고, 그 과정은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잘못된 선택은 대다수가 단 한 순간에 이루어지기보다는 누적된 환경과 순간의 판단 속에서 발생한다. 그렇다고 해서 범죄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또, 악을 단순한 얼굴 하나로 규정하기도 어렵다.

 

형사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분명히 선의 위치이다. 하지만 언제나 단호하거나 흔들림 없는 모습은 아니다. 사건을 해결한 뒤에도 후회와 자책을 이야기하고, 피해자를 끝까지 기억하려 한다. 선은 승리하지만, 그들의 마음까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범행을 선택하는 반면, 누군가는 선의 자리에서 악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선과 악을 나누고 있었던 것일까. 직업, 결과, 아니면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방향일까. 우리가 믿어 온 경계는 생각보다 단단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사건은 판결로 끝나지만, 선과 악의 경계에 남겨진 감정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용감한 형사들’은 정의가 단순한 종결이 아니라, 그 이후까지 감당해야 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어쩌면 우리가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은 선과 악의 구분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 경계를 나누는 우리의 시선은 얼마나 단단한지, 그리고 그 시선이 언제나 옳다고 믿어도 되는지 스스로 한 번쯤 되묻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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