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뷰 꿈꾸다 한강으로 떠밀리는 세대
한강 뷰 꿈꾸다 한강으로 떠밀리는 세대
  • 김도연 편집장
  • 승인 2026.04.07 09:10
  • 호수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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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라는 단어에 덧씌워진 낭만은 사치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차가운 연체 이율이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가 지난 2월 26일 내놓은 숫자는 명확하다. 빚 갚을 능력이 최악인 ‘고위험 가구’ 셋 중 하나(34.9%)가 청년이다. 5년 전보다 12.3%포인트나 늘어난 이 수치는 윗세대가 곳간을 지키는 동안 청년들만 파산의 벼랑 끝으로 등 떠밀렸음을 증명한다.

 

대학가는 학문의 상아탑이 아닌 일확천금을 꿈꾸는 거대한 도박판으로 변화했다. ‘한강 뷰 아니면 한강’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은 더 이상 농담이 아니다.  심지어 국가가 학업을 위해 빌려준 학자금 대출마저 주식과 코인판 판돈으로 쓰인다. 평생 월급을 모아도 수도권에 집 한 채 살 수 없다는 절망이 청년들을 ‘영끌 빚투’라는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은 셈이다.

 

시장은 이들의 절박함을 비웃는다. 20대의 투자 수익률은 1.37%에 불과하다. 70대 이상의 수익률이 19%를 넘나드는 동안, 정보와 자산이 부족한 청년들은 고점 매수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수익은커녕 원금마저 녹아내리는데, 대출 이자는 꼬박꼬박 차오른다. 고위험 대출자 중 20대의 60% 이상이 이미 저신용자로 분류된 현실은 사회 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금융 낙오자로 새겨졌다.

 

국가가 개입하는 시점도 기만적이다. 채무조정 신청자의 79%가 90일 이상 연체된 뒤에야 개인 워크아웃의 문을 두드린다. 청년 채무는 계층 사다리가 끊긴 사회가 지불해야 할 비싼 청구서다. 우정이나 연대 같은 한가한 소리는 집어치우자. 지금의 청년 부채는 미래의 노동력을 미리 저당 잡은 시스템의 파산 선고다. 이 연쇄 폭탄이 터지는 순간 공동체의 미래도 흔적 없이 사라질 뿐이다.

 

 

김도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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