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정이 가득한 곳”… 천안중앙시장을 가다
“사람과의 정이 가득한 곳”… 천안중앙시장을 가다
  • 구민채·이정연 기자
  • 승인 2026.09.01 10:35
  • 호수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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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시민과 함께 걸어온 100년 발자취 따라 걷기

 

“어서오세요. 전부 만원입니다. 원하시는 만큼 골라주세요.” 지난 8월 27일 천안중앙시장 남문의 모습. 궂은 날씨에도 시장 안은 장을 보러 나온 손님과 상인들로 활기를 띠었다. 사진=이정연 기자
“어서오세요. 전부 만원입니다. 원하시는 만큼 골라주세요.” 지난 8월 27일 천안중앙시장 남문의 모습. 궂은 날씨에도 시장 안은 장을 보러 나온 손님과 상인들로 활기를 띠었다. 사진=이정연 기자

천안중앙시장(이하 시장)은 1918년 남산중앙시장으로 문을 열었다. 1969년 노후한 장옥을 철거해 현재 시장의 기초를 갖췄고, 1970년 시장 설치법 개정에 따라 상설 시장으로 전환됐다. 이후 2018년 남산중앙시장과 인근 천일시장·중앙시장이 통합되며 지금의 천안중앙시장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지난 8월 27일, 기자는 무더운 날씨를 뚫고 시장을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자 형형색색의 점포들이 줄지어 나타났다. 35년 전통의 호떡집 앞에는 손님들의 줄이 시장 입구까지 길게 늘어서 있었다. 점주는 노래를 틀어놓고 박자에 맞춰 호떡 반죽을 구웠고, 손님들은 차례를 기다리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눴다.


호떡집을 지나 시장 내부로 들어서자 농산물부터 수산물, 공산품과 의류, 잡화와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물건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케이드 아래 300여 개 점포가 빼곡히 들어선 시장에는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말이 어울렸다. 


시장 깊숙이 발걸음을 옮기자 3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한 순대국밥집이 나타났다. 푹푹 찌는 날씨에도 국밥 한 그릇을 앞에 둔 손님들로 가게 안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착한가격 업소’로 선정된 이 식당은 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잠시 더위를 잊고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시장 한편에서는 젊은 상인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두바이딸기초코와플을 판매하는 조여진(39)씨는 시장 안에 와플집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조 씨는 “청년 세대가 주력으로 찾는 메뉴를 팔고 싶었다”며 “SNS를 보고 오시는 분들이 워낙 많아 유행을 잘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시장을 찾은 류정서(서양화4)씨는 조 씨의 가게를 두고 “아이디어가 좋다고 생각했다”며 “유행을 잘 읽는 것이 전통시장의 청년 세대 유치에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도 변화에 발맞추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2011년 시장 일대가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대형 유통업체의 진입이 제한됐고, 시장 내 시설 개선도 이뤄졌다. 조 씨는 “시에서 지원해 화장실이 새로 생겼다”며 “시설이 깨끗해지니 가족 단위 손님도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이 모든 상인에게 고르게 닿는 것은 아니다. 18년째 노점에서 채소를 판매하고 있는 전원수(70)씨는 “상가는 카드 리더기가 있지만 노점은 없는 경우가 더 많다”며 “지원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상인들이 공통으로 꼽은 문제는 시설 노후화와 더운 날씨였다. 천안중앙시장 유재홍(72) 상인회장은 “시장 시설이 오래돼 소방이나 전기 문제에 대한 걱정이 있다”며 “무더위를 덜 수 있도록 시에 쿨링포그 설치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시설 개선과 함께 청년 세대의 발길을 끌기 위한 변화에 나서고 있다. 천안시 통계에 따르면 중앙시장을 찾는 20~40대 미만 방문객 비중은 2020년 12%, 2022년 14%로 소폭 증가했다. 작년에는 16%까지 높아졌다. 이에 시장은 최근 청년 먹거리를 중심으로 11개 점포를 새롭게 선정했다. 유 회장은 “청년들이 시장에서 시간을 쓸 이유를 찾아나가려 노력하고 있다”며 “많이 찾아주시면 더 발전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구민채·이정연 기자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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