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말 엔·달러 환율이 164엔 안팎까지 치솟으며 40년 만에 엔화 가치 최저를 기록했다. 그러자 세계의 큰 형인 미국이 나섰다. 28년 만이다. 일본이 자국 통화를 지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미국은 왜 엔화를 구하러 나섰을까?
두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일본은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다.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 일본 정부는 그 가치를 올려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쟁여뒀던 미국 국채를 파는 것이다. 그러나 그럴 경우 엔화는 지켜지지만 불똥은 미국으로 튄다.
일본이 대량으로 미국 국채를 공급하면 미국 국채 가격은 떨어지고 채권 금리는 오르게 된다. 미국의 국채 금리는 이미 높은 수준이다. 더 높아진다면 미국은 금리 비용으로만 돈을 추가로 더 지급해야 한다. 이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에게 전혀 달갑지 않은 방법이다.
여기서 미국은 꼼수를 쓴다. 일본이 미국 국채를 팔지 않으면서 엔화를 방어하게 만드는 해법으로 ‘FIMA 레포’ 제도를 제시했다. 일본이 보유한 국채를 담보로 달러를 빌려주는 제도를 활용해 국채 금리가 튀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는 무역이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일본 수출기업은 유리해진다. 이 경우 미국이 관세를 매기더라도 엔화가 저렴하기 때문에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 효과가 묻혀버린다. 결국 미국은 자국 제조업을 살리는 ‘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정책이 뒷받침 되려면 엔화 가치가 어느 정도 올라와야 한다. 문제는 미·일 금리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점이다.
과거 트라우마 때문에 일본 은행은 금리를 올리는 데에 소극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 가치가 너무 높으면 미국 제품이 비싸져 제조업과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지적해 왔다. 미국은 엔화를 높이는 것이 자국 산업에 도움 되기 때문에 일본을 압박한다.
결론만 보면 미국이 지키려는 것은 엔화가 아니라 자국 경제와 시장이다. 세계 경제는 서로의 발목을 족쇄로 묶은 공동체와도 같다. 누군가 절벽으로 떨어지면 내가 살기 위해서라도 구하러 나서야 하는 것이다.
토리텔러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