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단대 2. 단대호수에 괴물이 산다면?
IF단대 2. 단대호수에 괴물이 산다면?
  • 김윤숙 기자
  • 승인 2014.03.25 14:07
  • 호수 136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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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구리를 보셨나요?

 믿기지 않지만 우리 대학 천안캠퍼스 천호지(안서호/일명 단대호수)에 괴물이 산다.

 가장 처음 괴물이 모습을 보인 것은 20XX년 5월 말. 들뜬 축제의 분위기가 가시지 않은 늦은 밤 상명대 근처로 술을 마시러 갔다가 단대호수 옆을 지나 기숙사로 돌아오던 학생이 땅 위로 올라온 물체가 다가가니 호수로 도망쳤다는 것이다. 한 명이 아니라 2명의 친구들과 함께 본 것이라 했다. 나중에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그 학우는 “그 생물은 커다란 망둥이 같았다”고 진술했다. 3명의 학우들은 분명히 커다란 생물을 봤지만 바로 도망갔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 다음 괴물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6월 중순이었다. 목격자는 호수 주변의 카페 2층 테라스에서 밤바람을 맞으며 이야기를 나누던 커플. 호수에서 커다란 생물이 슬금슬금 기어 나오더니 1층 창문까지 다가오더니 주위를 둘러보고 다시 호수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잊기엔 너무 그 움직임이 생생했고 지나갔던 길엔 끈적한 무언가가 남아있어 카페주인에게 “호수에 괴생물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카페 주인도 그 이후 몇 번인가 호수 주변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본 것 같아 께름칙해 호수에 이상한 물체가 있다고 신고했다. 

 게다가 저녁부터 새벽까지 단대호수에서 ‘그릉그릉’하는 숨소리 같으면서 울음소리 같기도 한 것이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하필이면 장마철이었기 때문에 결국 비가 그치면 단대호수를 조사하기로 했다. 그러던 중 학생회관 경비실 아저씨가 비가 퍼붓던 날 호수와 가까운 공연장 지붕아래 검은 물체가 있던 것을 봤다고 했다. 한걸음 두걸음 다가가니 상대도 경비 아저씨를 인식한 듯 슬금슬금 움직이기에 결국 두려운 마음에 도망치고 말았다는 것이다. 목격자들이 늘어나면서 ‘단대호수 괴생물체 존재’설은 슬금슬금 퍼져갔다.

 다행히 낮에는 잠을 자는지 학교를 다니며 본 적도 소리를 들었던 적도 없지만 호수 주변에 크게 노란 띠를 두르고 접근을 막아 기이한 느낌은 있었다. 국가기관에서 나왔다는 연구자들이 조사 끝에 단대호수 괴물은 돌연변이 개구리라고 결론지었다. 거대하긴 하지만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칠만한 공격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야기가 퍼지자 이를 소재로 삼고 싶다며 단국대를 방문한 영화감독도 있었다. 지금은 처음의 흥분도 가라앉고 익숙해져 단대호수에 사는 괴물은 ‘단구리’라고 불리며 단국대를 상징하는 존재가 되었다.

김윤숙 기자 flyingnab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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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2022-01-20 19:26:51
괴울은 분명히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