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기자석 - 천안 총학생회장 선거 무산
주간 기자석 - 천안 총학생회장 선거 무산
  • <박정길 기자>
  • 승인 2003.11.25 00:20
  • 호수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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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실시된 천안캠퍼스 단체장 선거를 놓고 말들이 많다.
이번 선거는 총학생회 경선을 제외하곤 모든 단과대 학생회장과 상임의장이 단독 후보로 출마한 가운데 유세 기간동안에도 별 사고 없이 잘 진행되는 듯 보였다. 18일 당일, 오전 9시부터 진행된 투표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체육대학 운동부 학생들이 신분증을 미소지하고 투표를 했으며, 공대에서는 한 재학생이 다른 재학생의 신분증을 가지고 투표를 하다 중선위측에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투표가 다 마무리되고, 생명자원과학대학 국제회의장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위)의 주도로 개표가 준비됐다. 개표는 예정에 비해 늦은 밤 10시부터 시작됐다. 각 단과대 학생회장 및 상임의장, 총여학생회 등 오픈기구 개표가 끝나고, 12시가 돼서야 총학생회장 개표가 진행됐다. 총학생회장 개표가 끝난 직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위)는 개표 과정에서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281장의 표가 발견됐다며, 이번 선거의 공정성이 결여됐다는 이유로 재투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선위는 정회를 하고 잠깐동안 회의를 거쳐 보궐선거로 실시할 것이라고 다시 성명을 번복했다.
개표 다음 날인 19일, 중선위는 대자보를 통해 당선자 명단과 함께 총학생회장 선거가 여러 가지 사유로 내년 보궐선거로 실시할 것이라고만 공고했다. 그 뒤 사건에 대한 자세한 성명 발표는 일주일 정도가 지난 현재까지 없다. 그렇다 보니 현재 학교 홈페이지 웅성웅성 게시판에는 이번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된 경위를 놓고 재학생들간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중선위는 선거를 관장하는 대표 기구다. 그런 중선위가 총학생회장 선거가 무산되었을 때 바로 공식 성명을 통해 사건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전말을 재학생들에게 충분히 알렸어야 한다. 그래야만 오해의 소지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중선위는 당선 공고만 내보냈을 뿐 사건 처리에 대해서는 다소 늑장을 부렸다. 물론 그만큼 신중을 기해야하는 일이기에 기한이 걸렸을 수도 있지만 일주일이라는 시간동안 공식 성명조차 없었던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황준상 중선위원장은 수일 내로 중선위를 소집, 이번 선거와 관련해 전반적인 상황을 다시 의논할 것임을 분명히 시사했다. 그리고 선거에 관한 문제를 확실히 풀고 갈 것이라고도 밝혔다. 하지만 분명 중선위가 늑장 태도를 취한다는 점만은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와 관련된 오해의 소지를 말끔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부 재학생들 사이에서 가타부타 말들이 오가는 것보다 중선위가 중심이 되어 사건의 전말을 밝히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사건의 순차적인 처리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됐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아직 이 문제가 확실히 매듭짓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더 이상 이 문제로 인해 일부 재학생들 사이에 ‘불길’이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중선위가 가장 앞장서서 공개적인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선거로 불거진 재학생들 사이의 앙금을 말끔히 해소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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