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자기 집을 부수고 있는 인간들에게
스스로 자기 집을 부수고 있는 인간들에게
  • 정고은 기자
  • 승인 2018.09.10 14:33
  • 호수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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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과학 - 프랑수아 플라스『마지막 거인』

<이 도서는 김영효(생명과학) 교수의 추천 도서입니다.>

 

저 자 프랑수아 플라스 | 책이름 마지막 거인

출판사 디자인 하우스 | 출판일 2002. 02. 20.

페이지 p.88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이 저지른 파렴치한 일들은 인간의 역사에서 비일비재하다. 지리상의 발견이라고 하며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학살하고 그들의 문명을 파괴했던 유럽인들, 아프리카의 흑인들에게 강제노동을 시키며 노동 착취를 한 제국주의 국가들이 그랬으며, 서부개척이라는 핑계로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삶의 터전을 짓밟은 미국인들이 그랬다. 이밖에도 이런 예는 역사에서 숱하게 찾아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사례를 풍자해 동화로 엮은 책이 프랑수아 플라스 작가의 『마지막 거인』이다.

“아! 너무도 익숙한 그 목소리가 애절하게 말했습니다. (중략)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p.72~74

아름다운 생태계를 묘사한 거인과 탐욕에 눈이 먼 인간을 묘사한 주인공의 대립은 일방적이다. 생태계는 인간에게 어떠한 방어체계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상흔을 입는다. 생태계가 오랜 시간 동안 구축해온 거대하고 체계적인 시스템 또한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다. 이러한 현상들은 곧 이 땅 위에 생존하고 있는 수많은 생물이 자연재해가 아닌 인간에 의해 멸절기를 맞이할 것을 암시한다.

책의 뒷부분에 더해진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길은 우리 인간이 자연의 가슴에 내리꽂는 비수”라고 한다. 아름다운 비경은 매스컴을 타면 망가진다. 많은 이들이 차를 가지고 몰려들어서 휴가철이 지나고 나면 한적함이 사라지고 관광지가 돼 버린다. 길이 뚫리면 수백 년을 행복하게 살고 있던 나무들이 잘리고 나무들이 떠나간 곳은 더 이상 동물들의 터전이 되지 못한다. 인간은 그 길들을 걸으며 얼마나 기술의 발전을 예찬하며 고마워했던가. 그 길을 따라 달리는 차에서 쏟아내는 매연과 부단히 이동하며 저지르는 인간들의 만행과 파렴치는 또 얼마나 대단한가. 우리가 자연에 퍼붓는 숱한 악행들을 성찰하면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결코 말할 수 없다.

언제부턴가 인간이 잘못의 대가를 받고 있다고 느낀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빈도 높은 지진, 하늘을 뒤덮은 스모그와 반갑지 않은 미세먼지, 기록적인 홍수와 폭설과 한파, 우리를 공격하는 많은 신종 질병과 무력한 대책들. 이것은 우리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한 자연의 경고일지 모른다. 과학자들이 긴박하게 쏟아내는 충고조차 너무 자주 듣는 말들이라 심각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스스로 방향을 잘못 잡고도 경쟁하듯 우르르 달려가는 무리, 그들의 등에 대고 그쪽이 아니라고 소리치면서 같은 방향으로 달려가는 지식인들. 모두가 마지막 거인을 살해하는 공모자라 할 수밖에 없다. 길을 내고 넓히는 공사도 그칠 날이 없다.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정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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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fair@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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