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화된 히어로의 세계
흑화된 히어로의 세계
  • 토리텔러 칼럼니스트
  • 승인 2024.11.26 14:34
  • 호수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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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현실화할까?
도널드 트럼프는 승리 연설에서 “미국의 모든 것을 정상으로 돌리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승리 연설에서 “미국의 모든 것을 정상으로 돌리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징검다리 재선에 성공하면서 세계는 트럼프 정부의 경제 정책에 관심이 높아졌다. 선거전부터 내세웠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현실화하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미국의 정책 변신에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연설에서 말한 ‘fix’라는 단어에서 흑화된 히어로가 떠 올랐다. “그동안 시민을 지키느라 혹사당했지만 앞으로는 나와 내 가족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살겠다!”고 외치는 히어로. 과거의 행동을 부정하고 우선순위를 수정한 히어로. 

 

영화 유튜버들이 예고편으로 본편을 추측하듯 지금까지의 정보들로 다크 히어로 트럼프의 시대를 예상해 본다. 첫째, 보편적 관세 10%로 상징되는 보호무역의 강화.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해 무역적자를 줄이고, 미국의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목표다. 미국 소비자 입장에서 수입품의 가격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대미 수출량 감소로 수출주도형인 우리나라 경제에 좋지 않다. 특히 미국에 가장 많은 자동차를 수출하는 현대기아차에 악재다. 그나마 최대 60% 관세 폭탄을 맞을지 모르는 중국에 비해 낫다고 해야 할까? 

 

둘째, 미국 내 공장을 짓는 기업에 지급되는 보조금의 축소. 칩스(Chips)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이 축소된다면 열심히 공장을 짓는 반도체기업과 2차전지 업체들엔 악재가 된다. 할인해 주겠다고 해서 구매했는데, 카드 승인이 떨어지자마자 할인은 없던 일로 하겠다는 격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LG에너지솔루션·SK온 등이 처한 상황이다. 

 

셋째, 기후위기는 과장. 따라서 친환경 재생에너지 업계는 불리하고, 화석연료 기업들엔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보호비’의 인상이다. 히어로가 시민을 지키는 일에 정당한 대가를 받겠다는 말이다. 미군의 주둔 비용을 인상하고, 실익 없는 분쟁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높다. 단순하게 요약하면 미국 경제가 좋아지는 만큼 다른 나라에 피해를 전가하는 구조다. 지난 11월 14일 코스피 지수는 2,500선이 깨지고, 환율은 1400원을 돌파하는 등 우리나라 시장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이다. 발 빠른 투자자들은 우리나라에서 돈을 빼 미국 시장으로 옮겨갔다. 서학 개미는 700만명이 넘고 투자액은 천억원이 넘었다. 트럼프가 우호적 태도를 보이는 가상자산과 테슬라 가치는 오르는 중이다. 히어로가 세운 새로운 기준에 따른 재정렬 중이라 당분간 혼란스러움은 어쩔 수 없다. 지금은 ‘변질된 히어로의 세상에서 사는 법’을 준비해야 할 시기다.

 

 

토리텔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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