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은 당장이라도 세상을 뒤집어 버릴 기세로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 특히 2022년 발표된 ChatGPT가 기존과는 다른 성능과 편리함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누구나 쉽게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인공지능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그리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발전한 새로운 인공지능 서비스가 준비되고 있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AI 에이전트(Agent)’다.
에이전트(Agent)는 뭔가를 대신 해주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니까 ‘AI 에이전트’는 특정한 일을 AI가 대신해 주는 서비스다. 사용자가 인공지능에 질문하면 답변을 해주는 ChatGPT 같은 기존 서비스들과는 달리, 사용자가 얘기하기 전에 스스로 알아서 일을 처리해 준다고 한다.
쉽게 예를 들어보자. 부산 여행을 2박으로 가기로 했다. 스마트폰의 캘린더에 부산 여행 날짜를 입력하면 AI 에이전트는 부산 여행에서 가장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일정과 필요한 경비 등을 제시한다. 마치 유능한 비서를 고용한 것 같은 편리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10여 년 전부터 얘기됐던 개인화 서비스하고 어떻게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는 의문이다. 물론 ChatGPT 등 여러 LLM 모델 인공지능 서비스들이 현재 보여주고 있는 성능을 보면, 이제 진정한 개인화 서비스가 가능할 수도 있으리라는 기대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으로만 미래를 낙관할 수는 없다.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인 IBM의 사이먼(Simon)은 1992년 출시됐지만, 세상을 바꾼 스마트폰인 아이폰이 세상에 나온 것은 2007년이었다. 사용자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한다면, 몇 년 동안은 ‘AI 에이전트’가 그저 마케팅 용어로만 사용될 수도 있다.
ChatGPT는 인공지능을 정말 돈이 되는 미래 기술로 사람들이 믿도록 해줬다. 그리고 이제 AI 에이전트가 향후 2~3년 동안의 인공지능 시장을 견인할 서비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라는 속담이 있다. 모두가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가 기대치보다 높지 않다면 사람들은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 기대를 뛰어넘는 혁신적 서비스를 기대해 본다.
고찬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