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하고 투명한 평가
다양하고 투명한 평가
  • 남기연(법학) 교수
  • 승인 2009.07.09 12:20
  • 호수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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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에 선지 이제 갓 3년여밖에 안된 내게 나만의 우수 학습법이라는 원고 제의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 그래서 베스트 티칭 어워드는 잘했다는 의미보다 앞으로 더 노력하라는 격려로 여겨진다. 다만 내 강의를 들은 학생들에게 평가가 좋았다는 점에는 솔직히 귀가 솔깃하다.

아직 강의할 시간에 비하면 지금까지의 강의경력이 찰나에 불과하기 때문에 나만의 특별한 비법을 가지고 강의하는 것은 아니다. 이 자리를 빌려 굳이 소개를 하자면, 나름대로 성적평가에 있어 다양함과 투명성을 강조한다는 점과 학생들과의 상담이다.

작년보다 나은 강의, 학생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강의라 함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교수님들의 고민거리일 것이다. 그렇지만 강의의 질 못지않게 학생들에게 성적만큼 민감한 사안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성적을 평가함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평가방법을 다양화하면서 그 결과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내 강의의 성적평가지표에는 중간시험, 수시시험, 기말시험, 과제, 모의고사 성적, 공인영어성적, 출석 등이 있다. 혹 중간시험을 마친 후 나태해 질 수 있는 학습 분위기에 긴장감을 주기 위함과 동시에 시험횟수를 늘려 학생들에 대한 평가기준을 좀 더 정확히 하고자 수시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강의내용과는 무관하다고 볼 수 있지만 학과에서 실시하는 모의고사나 공인영어 성적도 일정부분 포함시키고 있다. 취업을 비롯하여 각종 국가시험에서 필요로 하는 영어 성적의 향상을 위해서는 단순히 그 중요성만 강조만 할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특이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부분이 과제방법이다. 수강 학생들은 매주 강의한 내용을 토대로 하여 스스로 객관식 문제를 하나씩 출제하여 그 다음 주 강의시간에 제출한 후 다른 학생들의 문제와 상호 교환하여 풀어보고 채점을 하면서 자신의 수준을 가늠하게 된다. 매학기 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지만 몇 번 경험하게 되면 마치 자기가 시험출제위원인 것처럼 신중하게 문제를 출제하고 해설을 달기도 한다.

이 과제를 고집하는 이유는 “사실 귀찮은 부분도 없지 않지만 학기를 마칠 때 되돌아보면 복습의 효과가 컸고 막상 시험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라는 대부분 학생들의 긍정적인 평가에 있다. 사실 귀찮은 부분도 없지 않지만 학기를 마칠 때 되돌아보면 복습의 효과가 컸고 막상 시험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양한 항목을 평가기준으로 정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중간시험부터 시작해서 매번 그 결과를 신속하게 게시판을 통해 공개하는 것이다. 이점에서 나에게는 많은 부담이 되고 있지만, 그만큼 최종 성적에 대해서는 이의제기가 없다는 점이 커다란 효과이다.

강의를 통해 학생들과 가까이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 면에서 학생들과의 대화도 강의의 연장선으로 보면서, 내게 상담배정을 받은 학생뿐만 아니라 그 외의 학생들과 많은 시간을 갖으려 하고 있다. 대학생활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한 1학년부터 아직 자신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없는 4학년까지 다양한 학생들을 접하면서, 각자 나름대로 맺혀있는 응어리를 풀고 스스로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충고와 격려를 아기지 않는다.

적지 않은 학생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잊고 살거나 쉽게 포기하려 한다는 점이 나를 움직이는 것 같다. 내 연구실 문을 두드리는 학생들에게 가족의 입장에서 마음을 열고 진지하게 대화하면서, 항상 잊지 않고 당부하는 두 가지가 ‘자신감’을 갖고 목표를 향해 ‘몰두하는 습관’을 기르라는 것이다. 나름대로는 좀 특이할 것이라 믿으면서 몇 가지 소개는 하였지만, 이미 많은 교수님들께서 활용하고 계실 거라 생각하면 부끄럽기만 하다.

내 강의가 굳이 좋은 점보다는 오히려 개선할 점이 많은 만큼 앞으로도 학생들을 괴롭히면서도 학생들이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것이며, 학생들에게 당부하듯이 나 역시 최고가 아닌 최선에 무게를 두는 강의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남기연(법학) 교수
남기연(법학)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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