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예방과 사생활 침해
범죄 예방과 사생활 침해
  • 박선희 기자
  • 승인 2009.09.08 21:38
  • 호수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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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집을 나서자마자 탄 엘리베이터에서 시작해 버스와 식당에도, 카페 안에도, 도서관에도, 수업을 듣기위해 지나치는 복도에도, 집에 돌아오는 늦은 밤 골목길 어귀에도 나를 지켜보는 눈이 있다. 바로 CCTV다. 이렇게 우리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지만, 어딘가 꺼림칙한 느낌을 좀처럼 지울 수 없다.


◇ 얼마 전 고 최진실씨의 유골함 도난사건이 있었다. 범인을 찾아낸 일등공신은 바로 CCTV. 요즘 범죄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목격자가 있다면 바로 CCTV일 가능성이 높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엔 어디에서나 쉽게 CCTV를 볼 수 있고, 다양한 목적으로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도로에서 운전자들이 자동차 속도위반 카메라가 설치 된 구간에서만 운행속도를 줄여도 많은 사고가 방지된다고 한다. CCTV가 있는 것만으로도 범죄가 크게 줄었다는 보도도 있다.


◇ 사생활존중과 범죄예방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불쾌하더라도 안전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많다. 머슬로의 욕구단계론에 의하면 생리적 욕구 다음으로 인간이 갖고 있는 기본 욕구는 안전의 욕구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CCTV의 설치를 찬성하는 것 같다. 꺼림직 하지만 안전하지 못한 것은 더 싫다는 것. 요즘 같은 불신의 시대에 사람보다 더 믿을만한 것은 기계일지도 모른다.


◇ 학교 내에서도 CCTV의 찬반논란은 뜨겁다. 도서관에서 노트북이나 전자사전을 잃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몇몇 학생들은 도난방지를 위해 CCTV설치를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학교 내에서의 도난사고는 CCTV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의 ‘의식’ 문제이다. CCTV는 범죄예방이나 안전사고예방을 위해 꼭 필요한 곳에만 설치하고, 촬영 중이라는 표시를 해 놓아야 한다. 보안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사생활침해를 초래할 수 있는 무차별적인 CCTV의 설치는 지양 해야할 것이다.  <S>

 

박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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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ppie@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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