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테리아의 ‘변신’ 기대한다
카페테리아의 ‘변신’ 기대한다
  • 김성윤(행정) 교수
  • 승인 2009.09.29 17:36
  • 호수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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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테리아의 ‘변신’ 기대한다
 

도덕경에 나온 이야기에 의하면 “옛날 지혜로운 왕이 있었다. 그 왕은 신하들에게 백성을 가르칠 방법을 강구 하라고 명하였다. 신하들은 온갖 지혜를 모아 열두권의 책을 만들었다. 왕은 근심스런 눈으로 바쁜 사람은 이 책을 읽을 수가 없겠으니 한권으로 줄여 보라고 하였다. 신하들은 책을 한권으로 줄여서 왕에게 갖다 바쳤다. 왕은 그 책을 보고 참 잘 만들었구나 그런데 글을 모르는 사람은 읽을 수가 없겠구나 들으면 바로 알 수 있는 한줄로 줄여 보라고 명하였다.” 그래서 나온 한 줄이 그 유명한「세상에는 공짜가 없다」였다. 세상만사는 다 오고(來) 가는(去) 거래인 것이다.

  우리 대학에서 자발적인 거래가 가장 많이 이루어진 곳을 들라면 나는 단연코 cafeteria를 들 것이다.  거의 모든 대학의 건물 마다 있는 카페테리아는 아침을 안 먹고 왔거나 식당에 가기 싫을 때 혹은 강의 시간에 쫓긴 나머지 밥 먹을 시간이 없을 때 요기를 할 수도 있고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런데 우리 대학의 카페테리아는 아늑한 만남의 장소라 기보다 산만하고 썰렁하고 너무 어수선하다. 도무지 정서적인 면을 찾아 볼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대학의 낭만이란 것도 찾기가 힘들다. 카페테리아를 이용하는 학생들의 정서를 위한 음악이나 그림 한 점 붙어 있지 않은 삭막한 곳이다.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수의 지적 충돌 장소로서의 카페테리아와는 애초부터 거리가 먼 곳이 우리 대학의 카페테리아다.

  미국의 저명회사 GE 나  일본의 캐논 회사 그리고 우리나라의 삼성에서는 수요 공청회를 통하여 눈치 안보고 토론하는 문화를 정착시켜 왔다. 정말 모르는 것, 확신이 안서는 것, 도움을 받고 싶은 것에 대한 모든 문제점을 모두에게 드러내 공유하고 모두에게 도움을 청하고 모두에게 해답을 구하는 해결의 장을 넓히고 있다. 그 때문에 강당 보다는 복도가 더 커가는 추세이다. 이런 추세에 맞추어 우리 대학의 카페테리아도 토론 하는 공간 대화 하는 장소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지식의 유효기간이  단기화 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화, 복잡화 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크가 일상화 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한데 그곳이 카페테리아이다. 복지적 측면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지적 충만을 위해서도 우리 대학 카페테리아의 변신이 필요하다. 와글와글 미팅이 일상화 될 수 있도록 카페테리아가 고급스럽지는 않아도 아늑해질 필요는 있다.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게끔 그림이나 신문, 잡지 정도는 비치되어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간단한 식사와 친구들과 미팅 때 사용할 수 있도록 5-6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유리벽으로 된 부스도 필요하다. 학생들이 먼저 달라지고(give) 그에 맞는 카페테리아를 제공하는 것(take)이 아니라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고 지적 토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카페테리아의 쓰임새를 바꾸어 보는 것은 어떨까?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방탕하고 낭비하는 대학에 미래는 있을 수 없다. 인생은 메아리이다. 주고  받고 가고 오는 메아리…. 미팅에 축제? 이 말은 꿈같은 이야기가 되고 있다. 남들 당구치고 술 먹고 다닐 때 우리는 카페테리아에서 인생을 논하고 창의력을 키우고 도전 정신을 길러야 한다. 대학에 등교하면 카페테리아에서 그날 수업을 위한 전단계로 학생들끼리 선행 미팅을 통하여 토론하고 온다면 수업 방식도 달라지고 수업에 임하는 태도도 달라질 것이다. 이런 것이 쌓임으로써 청년 백수의 시대를 청산하고 학생 스스로가 자신을 위한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카페테리아의 쓰임새도 사용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달라져야 될 뿐만 아니라 구조적 혁신이 요구 된다.지식 정보화 시대에 걸 맞는 카페테리아가 될 수 있도록 학교는 시설을 보완해 주고 학생은 그 시설에 걸 맞는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공생이 이루어 져야한다.

 

김성윤(행정) 교수
김성윤(행정)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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