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내 안에 너 있다면?!
[학생칼럼]내 안에 너 있다면?!
  • 이한준
  • 승인 2011.10.04 12:36
  • 호수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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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전 국민적인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향하여 마음을 고백한 대사가 기억이 나는가? ‘내 안에 너 있다.’ 언제 들어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말이다. 하지만 대상을 바꾸어서 생각해 보자. 우리 과의 아이돌인 귀여운 여자후배나 훈남 선배가 아닌 평소 같이 지내던 동성 친구가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보며 이 말을 한다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2010년 KBS에서 전국의 다양한 집단을 상대로 이루어진 조사에 따르면 국내 동성애자의 비율은 1.9%, 양성애자를 포함하면 8.1%정도가 된다고 한다. 우리 주변의 열 명 중 하나는 우리와 다른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인식은 어떨까? 44.3%는 이성애와 동등한 사랑의 한 형태임을 인정한다고 응답했지만 45.1%의 사람들은 비정상적인 성적 취향이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동성애를 부도덕함이나 정신질환으로 여겼던 과거에 비하면 성적 소수자의 인권을 존중한다고 하지만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에서는 동성애자를 성매매 행위자 등과 같은 범죄 행위자로 간주하며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인권을 침해하는 등 여전히 동성애자에 대한 인식과 이해는 부족한 현실이다.

대학생들의 경우는 어떨까?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의하면 남학생의 경우 24%가 부정적이라고 응답했으며 53%는 나는 싫지만 남이 하는 것은 괜찮다고 응답했다. 반면에 여학생의 경우는 37%가 긍정한다고 응답했으며 부정적이거나 나는 싫지만 남이 하는 것은 괜찮다는 응답이 41%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남학생들에 비해 동성애에 관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상대적으로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에 비해 동성애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에 부정적인 의견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종합하면 대학생들은 기성세대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동성애에 대하여 관대하나 여전히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는 왜 아직도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 있는 것일까?

과거의 생물학자들은 동성애가 자연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사실 자연 상태에서도 동성애는 존재한다. 인간 이외의 동물들도 동성애 성향을 가진 동물이 있으며 이는 학습에 의한 것이 아닌 선천적인 성향이라고 밝혀진지 오래다. 최근의 연구결과는 동성애가 교육이나 후천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닌 타고난 개인의 성향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어떤 이들은 동성애는 한국의 전통문화와 가치관에 어긋난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물론 문화적, 종교적 가치는 어느 시대나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것이 개인의 가치관과 성향을 제약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순 없다. 민주주의사회는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과 이해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개인의 성향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닌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 속한다면 어느 정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한국사회는 다양한 가치관과 문화가 공존하게 될 것이다. 개인의 의지와 노력에 의해서가 아닌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을 두고 차별하는 무지함에서 벗어나는 것이 관용의 시작이다.

 

 

 

이한준(중어중문·4)

이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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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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