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견1. ‘SNS당’ 시대가 열리다
전문가의견1. ‘SNS당’ 시대가 열리다
  • 조명래 교수
  • 승인 2011.11.08 17:35
  • 호수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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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트위터 사용자 1천만명 육박

■ 전문가 의견


- 조명래(도시지역계획학) 교수


‘SNS당’ 시대가 열리다
2012년 트위터 사용자 1천만명 육박


SNS는 social network service(사회적 관계망 서비스)의 약자다. 웹상에서 이용자들이 지인들과의 인적관계를 형성하거나 강화하는 것을 돕는 서비스로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대표적인 예다. SNS는 영향력 있는 오피니언 리더들의 의견을 퍼 날라 대안 여론을 형성하는 기능 때문에 선거의 판도를 좌우하는 대안 미디어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0.26 서울시장 재보선도 SNS에 의해 희비가 갈렸다. SNS의 주 이용자 층인 20-30대 유권자들이 트위터를 통해 선거 이슈를 공론화하면서 범야권의 시민후보의 당선을 도왔다. 그렇다면, SNS가 선거에 실제 어떻게 영향을 끼칠까?


첫째, 주류 미디어들의 권력성과 편향성에 식상한 뉴스 소비자들은 SNS에서 사적 의견을 비판적이고 대안적인 뉴스로 만들어 유포하면서 대안 여론을 만든다. SNS의 뉴스는 네트워크를 통해 내가 필요한 것을 찾는(만드는) 것이면서 동시에 필요한 것이 찾아오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보수화된 주류미디어들이 생산한 뉴스 담론에 대해 비판적이고 저항적이다 보니 SNS의 뉴스는 대안적이거나 진보적인 성향을 띤다. SNS 여론의 이러한 성향은 후보의 정치색을 가르는 힘을 발휘한다.


둘째, SNS는 네트워크를 통해 사용자들 사이에 뉴스를 빠르게 확산시키면서 집단여론을 형성한다. 트위터에는 이른바 ‘1대 9대 90의 법칙’이 작용한다. 전체 온라인 이용자 1%가 최초로 글을 올리면 9%가 그 글을 편집하거나 댓글을 달아 반응하고, 90%는 올라온 콘텐츠를 열람한다는 것이다. 가령, 10.26선거 당일 날 트위터에 독려 글을 올리거나 리트윗(다시 트윗해 자신의 팔로우어들에게 보내는 것) 등의 활동 건수가 25만8772건이었는데, 이 법칙을 적용하면 224만 명이 그 글을 본 셈이 된다.


셋째, SNS에서 사적 의견이 뉴스가 되는 여론을 만드는 것은 사용자들이 올린 글을 퍼 나르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시하는 커뮤니티를 형성하면서 이루어진다. 커뮤니티 형성은 대개 다른 사용자들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른바 ‘파워 트위터리안’을 중심으로 한다. 10.26 서울시장 보선에서 상위 30대 파워 트위터리안 중, 여권 후보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29명은 모두 야권 후보를 지지하는 파워 트위터리안이었다. 이들이 보유한 커뮤니티 규모는 3만9827명으로 여권 후보의 것에 비해 5배가 넘었다.


넷째, SNS에서 정보의 양 증대는 정보의 콘텐츠 차이를 확대시키면서 여론의 향방을 좌우한다.  10.26 서울시장 보선에서 여권과 야권 후보를 언급한 트위터 총량은 하루 평균 1만 9230건과 1만7340건으로 비슷했지만 호감도나 충성도 면에서는 야권 후보에 대한 지지 여론이 SNS를 지배했다. 여권 후보를 지지한 트위터리안은 하루 평균 1209명이었지만, 야권 후보를 지지했던 트위터리안은 2377명으로 두 배가 됐다. 야권 후보에게 호감을 보인 게시글, 리트윗, 멘션 건수는 하루 평균 1만5032건인데 반해, 여권 후보의 9812건에 비해 1.5배나 많았다. 


다섯째, SNS의 사용자가 의견을 팔로워들에게 보내거나 전달하면 주류 매체들의 익명화된 정보에 비해 수용자에게 훨씬 높은 소구력이 작용해 집단행동을 보다 쉽게 유발한다.  10.26 선거시, 투표 독려 글이 가장 많았던 시간대는 출근 전인 오전 5-7시, 퇴근 전인 오후 2-5시였는데, 이는 오전 7-9시, 저녁 9-11시의 높은 투표율로 반영되었다. 선거 당일 날 트위터를 통한 투표 독려가 활발할수록 투표율도 함께 올라갔고, 트위터에서 후보자 언급 횟수 차이는 곧 득표율에 그대로 투영되었다.


선거에 대한 SNS의 영향력은 당분간 계속 될 것 같다. 트위터 사용자는 6.2 지방선거 때 100만 명 남짓했지만, 4.27 재보선 때 250만 명, 10.26선거 때 400만 명에 이르렀으며, 2012년엔 10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혹자는 SNS가 정당 역할을 대신하는 시대가 열렸다고 한다.

 

조명래 교수
조명래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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