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의견 2 . 선거의 숨은 공신 SNS
전문가 의견 2 . 선거의 숨은 공신 SNS
  • 김봉간 유저스토리랩 기획팀장
  • 승인 2011.11.08 17:36
  • 호수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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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의견 - 김봉간(유저스토리랩) 기획팀장


선거의 숨은 공신 SNS


10.26 재보궐선거가 끝나고 SNS는 선거에서 주요 변수로 등장했다. 트위터 분석 서비스인 Tweetmix로 살펴보면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서의 선거 열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알 수 있다. 선거 전 보름(10월 11일 ~ 10월 25일) 동안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 두 후보에 관한 트위터 메시지가 98만건이나 작성되었다. 지난 4월에 있었던 재보선 선거에서 약 9만건의 트윗이 작성되었음을 감안하면 10배 이상의 메시지가 유통된 것이다.
특히 공식 선거 운동 기간에는 하루에 10만건 이상의 트윗이 작성되었으며 트위터는 선거에 관한 이야기로 도배됐다. 투표 당일 하루에는 투표 관련 메시지가 무려 23만건에 달했다. 선거가 끝나고 결과에 대해 분석을 할 때 SNS는 빼놓을 수 없는 변수가 되었고, 총선과 대선이 치뤄지는 2012년을 대비해서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정치인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실제로 선거가 끝나고 선거 패배의 원인 중 하나를 SNS로 판단한 쪽에서는 ‘SNS 명망가를 영입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과연 SNS는 선거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친 것일까? SNS를 잘 운영하는 사람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일까?


서울시장 선거만 놓고보자. 서울시장에 당선된 박원순 후보를 가장 많이 지지한 세대는 20-40대의 비교적 젊은 유권자들이다. 이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고, SNS를 통해서 정보를 얻는데 익숙하다. 사실 어떤 팩트를 담고 있는 기사라고 하더라도 트위터를 통해서 자신을 따라읽은 팔로워들에게 전달될 때에는 공유하는 사람의 짧지만 의견과 함께 전달되는 경우가 흔하다. 한 발 더 나가면 어떤 기사를 트위터 사용자가 트위터를 통해서 전달하고자 할 때 사실상의 지지 혹은 반대의 의사를 가지고 선별하여 전송하게 된다. 내가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서 긍정적인 기사가 나오면 트위터를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알리거나, 반대하는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알리거나 하는 식이다.


선거가 끝나고 트위터를 분석해보니 각 후보에 대해 언급된 비율은 54대 46으로 나경원 후보에 관한 트윗이 오히려 많았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나경원 후보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내용이 주를 이뤘고, 박원순 후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내용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위터에서도 실제 선거 결과와 마찬가지로 박원순 후보가 사실상 승리했던 것이다.


다만 이런 결과에도 불구하고 어떤 후보가 나름의 방식과 전략을 통해서 SNS를 잘 관리하면 반드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결론을 내기는 어려워보인다. 박원순 후보를 지지한 층은 비교적 젊고 상대적으로 야당 성향이 강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SNS만 놓고보면 박원순 후보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한 분석이다.


물론 선거 운동 기간 내내 긍정적인 메시지가 노출된 쪽이 부정적인 메시지가 노출된 쪽에 비해서는 유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트위터를 비롯한 SNS의 힘은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한다. SNS는 관계(어쨌거나 나를 따라읽은 사람들은 대부분 남이라고 봐야하지만 그래도 길가에서 만나는 선거 운동원보다는 가까운 상대일 것이다)에 기반하는 네트워크이다. 이런 네트워크를 통해서 우리는 누구나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거나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은 이슈에 대한 유통 채널을 가지게 되었다. SNS를 통해서 정보를 볼 때 우리는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고 보게되지만 내가 따라읽은 사람들의 기호와 선택을 받아 사실상 수많은 정보중에 선별된 정보들이 보여지는 것이며, 뜨거운 논쟁속에서도 웃음을 유발하는 다양한 풍자와 재미있는 메시지가 넘쳐난다.


결국 우리는 SNS를 통해서 사회적인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또 이런 관심이 투표라는 행동을 이끌어 낸다. SNS는 중요한 선거운동 도구이기도 했지만, 더 나아가 민주주의를 더 풍요롭게 실천할 수 있는 도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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