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을 거부한 투명가방끈 조만성 군
조만성(19)군은 올해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그리고 청소년 인권단체에서 함께 알고 지내던 열아홉 살 십대들과 대학 입시 거부 운동을 벌였다. 조 군은 “더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심리학과 광고 분야를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에서는 불가능하기에 대학 진학을 거부한다고 했다. 더 나아가 지금의 대학을 무너뜨리고 진정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경쟁 사회에 대한 반감, 배우고 싶은 것을 끝내 배울 수 없는 현실이 조 군의 마음에 상처 낸 듯 보였다. 조 군의 행동은 그러한 불안 심리와 사회에 대한 분노로부터 형성된 것이었다. 고등학교 교육에 대한 조 군의 생각이 조 군의 마음을 잘 드러냈다. “현재 고등학교 입시교육은 사람을 죽이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수백 명의 학생들을 죽인 살인자다.” 조 군은 대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현실 속에서의 대학은 직업 훈련소 같다. 실적 경쟁, 스펙 경쟁 교육이 고등학교의 입시 교육과 뭐가 다른가.” 조 군은 자신이 전해 들었던 대학의 실상을 나열했다. 강의 시간에 교수가 말하는 것을 받아쓰고, 들은 바대로 정답을 찍는 대학. 학생과 교수간의 격 없는 토론이 차단된 대학. 취업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 하여 강의를 폐강시키는 대학. 모두 조 군이 무너뜨리고 싶은 대학의 이미지다.
조 군은 “현재의 대학 교육이 무엇을 가르치냐”고 되묻기도 했다. 조 군은 “취업을 위해 학점과 스펙을 쌓아나가는 교육이 고등학교의 입시 교육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교육이나 대학 교육이 모두 경쟁에서 이기는 법을 가르친다는 지적이었다. 조 군은 “주입 및 세뇌 교육의 기저에는 현실에 대한 안주와 순응이 존재한다”라며 “결국 흐르는 물에 흘러들어야 하는 교육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군은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원했다. 조 군은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하고, 옳은 것은 옳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주어진 사회 현실에 대해 순응하지 않고 모두가 조금 더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학생을 길들이려 하지 않는 교수님, 취업이 아닌 행복한 사회를 고찰하는 대학을 조 군은 소망했다.
결국 조 군의 대학 거부 운동은 잃어버린 대학 교육의 본질을 되돌아보자는 데서 출발했다. 조 군은 자신이 공감하는 대학 거부 운동의 정의를 소개했다. ‘대학 거부 운동은 대학을 가장 대학답게 하는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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