⑬ 예술대학, 취업률 평가 잣대 올바른가
⑬ 예술대학, 취업률 평가 잣대 올바른가
  • 박하영 기자
  • 승인 2012.01.10 06:51
  • 호수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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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취업시키기’대작전

⑬ 예술대학, 취업률 평가 잣대 올바른가

 ‘피카소 취업시키기’대작전

 

포털 사이트에‘XXX이 한국에서 태어났다면?’이라는 글이 인기를 끈 적이있다. 에디슨은 전파상 주인이 되었을 것이고, 파브르는 세상에 이런 일이 151화 (곤충아저씨 편)에 출연 했을 것이란다.‘ 베토벤이 한국에서 태어났다면?’이라는 물음에 돌아오는 대답은 부실대학에 다니며 음악공부와 취업, 돈과 싸우느라 교향곡 쓸 시간이 없는 실업자가 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는 교육과학기술부가 낮은 취업률 등을 이유로 추계예술대 등 예술계열 대학을 부실대학으로 지정하여‘취업률’로‘예술’을 평가하는 씁쓸한 현실을 단편적으로 말하고 있다.

지난 9월 23일 교과부는 정부 재정지원사업과 학자금 대출에서 제한을 받는 구조조정 대상 대학을 발표했다. 총 43개 사립대학이 선정됐는데 추계예술대, 상명대, 목원대, 부산예술대 등과 같이 대부분의 학과가 예술전공인 대학들도 포함됐다.


이번 대학 평가는 대학교육 품질 평가기준인 학생 충원율(35%), 취업률(20%)과 재정건전성(20%), 저소득층 지원 실적(15%), 학사관리(5%)와 전임교원확보율(5%) 순으로 이루어 졌다. 이 중 취업률의 경우 교과부가 4대보험이 적용되는 법인에 취업한 학생 수만 취업률 지표에 반영한다. 이에 예술계의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전국예술대학연합 조소연 의장(숙명여대∙피아노)은“부실대학으로 낙인찍힌 추계예대 학생들은 미술학원 같은 아르바이트 자리도 잃고 있다”며“사회가 예술을 쓸데없는 일로 치부한다”며“학생들은 박탈감과 무력감이 생기는등 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다”고 했다.
우리 대학 강정범 (도예∙3) 예술대 학생회장은“우리 대학은 피해가 없었지만 예술을 취업률로 평가하는 풍토가 장기적으로 계속 된다면 우리 대학도 영향을 받아 커리큘럼이 취업 위주로 변할 수 있다”며“사회의 잘못된 잣대 때문에 순수예술과 멀어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정찬진 (도예∙1) 군은“예대생들은 사회적 시선 때문에 압박을 많이 받는다”며“입학 후 순수 예술 작가를 꿈꾸지만 대학과 사회의 냉정한 태도 때문에 학년이 올라갈수록 상업적 예술인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전국예술대학연합은‘취업률 평가폐지 운동본부’를 꾸리고 행정소송등을 준비하고 있다. 추계예대 학생들은 1인 시위, 플래시몹 등을 펼치고 있으며 교수들은‘전원 사퇴’를 결의하며 대학평가의 부당함을 알리고 있다. 또 지난 3일에는 58개 실용음악 관련학과 교수들이 최근 전국대학실용음악교수연합회를 결성하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대학실용음악교수연합회는 교과부의 취업률 평가에 반대하고 이주호 교과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했다. 전국예술대학연합 조 의장은“예술대학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학생과 교수, 예술계의 선배들과 함께 연대하며 활동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생 4명이 다섯 달 사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잇따른 자살이 예술 하기 어려운 한국 사회에서 예술가로서의 두려움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치열하고 힘겨운 세상을 사는 우리는 그림 한 점, 음악 한 곡에서 희망을 얻는다.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예술인들에게 우리도 배려와 관심이 필요할 때다.


박하영 기자 mint0829@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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