⑬ 예술대학, 취업률 평가 잣대 올바른가
⑬ 예술대학, 취업률 평가 잣대 올바른가
  • 박하영 기자
  • 승인 2012.01.10 07:03
  • 호수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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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이렇게 생각한다

⑬ 예술대학, 취업률 평가 잣대 올바른가

■ 우리는 이렇게 생각한다

 

예술가가 취업을 한다는 것은 슬픈 이야기

박지홍(공연영화학부) 교수

보편적 경제논리의 잣대를 예술대의 잣대로 놓는 것은 옳지 않다. 취업을 하려고 예술을 하는가? ‘취업을 했다, 안했다’로 과연 예술을 평가할 수 있는지의문이다. 피카소, 베토벤, 모차르트는 취업을 하지 않았다. 또 최근에는 경기가 침체되고 문화∙예술의 투자가 줄어들어 예술대 학생들이 취업하기도 쉽지않다.
영화의 예를 들어보자. 영화 계통은 영화를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 작업조차 경기 침체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궁여지책으로 생계를 위해 영화감독을 포기하고 정규 직장으로 들어간다. 그것은 교과부가 지정한 취업에 속하지만 꿈이 꺾이는 것이다.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교과부가 지정한 4대 보험에 적용되지 않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가들은‘취업’하지않는 것이지 다른 방법으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공연예술학부에 들어온 것은 훌륭한 영화배우, 영화감독, 작가, 연출가, 무대연출가가 목표이지 월급쟁이가 아니다. 그래서 예술가가 취업을 한다는 것은 슬픈 이야기다.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평가는 경제 판국에맞춰 손바닥 뒤집듯이 평가제도가 바뀐다. 아무리 취업이 중요한 시기라도 단과대의 특성에 맞는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한다.

 

취업률로 평가하는 자체를 반대한다

최수웅(문예창작) 교수

 모든 일에는 단계가 있고 자격요건이 있다. 시장에서 장사를 할 때, 음식점을 개업할 때는 자본 이외에 특별한 자격 요건 필요 없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면 단지 대학을 졸업했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없는 일도 있다. 헬스 1년 했다고 보디빌더는 될 수 없는 것처럼 예술도 마찬가지로 꾸준한 자기 단련이 필요하다. 예술이라 함은 최소 10년의 수양과정을 거쳐야하는데 교과부가 책정하는 취업률은 졸업 후 1년 내에 4대 보험 적용 대상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다. 예술가가 되더라도 4대 보험에 적용 받는 직업은 거의 없다. 그래서 예술가들은 대부분 정부 조사에선 미취업자로 산출 된다. 생활음악과를 나와서 가수가 되는 학생이 있고 매니저가 되는 학생이 있다. 대부분의 가수들은 비정규직이지만 매니저는 4대 보험 적용대상이다. 취업률로 보자면 매니저를 한 학생이 더 좋은 학생이다. 하지만 생활음악과는 매니저학과가 아닌 가수, 연주자를 만드는 학과다. 그렇다면 이 취업률조사 기준이 올바른가?또 취업률이라는 것은 대학의 책임이 아니다. 취업률이 낮은 이유는 사회 경제구조의 문제가 더 크다. 낮은 취업률은 대학보다 정부와 경제부처의 문제이지만 마치 대학의 잘못처럼 대학 평가를 한다. 또 대학은 현실이 아닌 미래를 봐야한다. 학생들을 취업시키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대학의 모든 시스템을 취업에 맞추는 것은 잘못 되었다.

 

취업률로 따지는‘실용적 잣대’는 예술뿐 아니라 대학 전체의 문제

예대련 조소연(숙명여대) 의장

이번 교과부의 평가는 예술대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천편일률적인 평가이다. 예술대 학생들은 취업이 목표가 아니라 예술가가 되는 것이 목표이다. 예술대 학생들은 감독으로 데뷔하고 프리랜서가 되고 시인으로 활동하며 사회 구성원 역할을 잘 해내지만 교과부가 지정한 4대 보험 기준으로는 보통 비정규직자에 해당한다. 사전 파악을 하지 못한 교과부의 잘못이 크다. 이런 잘못된 대학 평가로 인해 학생들은 소속 대학에 자부심을 잃었다. 또 학생들에게 박탈감과 무력감을 느끼게 했다. 아울러‘출신성분’, 즉 대학을 중요하게 여기는 학벌사회에서 부실대학으로 지정 되었다는 것은 졸업 후 작가 활동에도 영향을 준다. 이와 같은 이야기는 예술대 학생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요즘 대학가에서는 실용적 가치를 내세우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면 취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인문학이나 자연과학에도‘취업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가 갈 것이다. 취업률로 따지는‘실용적 잣대’는 예술뿐 아니라 대학 전체의 문제이다. 대학이 직업사관학교가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은 모두 잘 알 것이다. 교과부의 대학평가에 대해 남의 일이라 생각하지 말고 이 문제에 대
해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예대인의‘취업률 평가’는 교과부의 대학정책 단면드러내, 학생들 초심 잃지 말길

김혁수(도예) 교수

예술대가 부실대학으로 평가받으며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렇게 힘들 때일수록 예술대 학생들은 꿋꿋이 예술을 펼쳐야 한다. 예술가는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술대 학생들은 정부의 홀대 뿐 아니라 취업, 가정형편, 수입 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사회에 민감하고 휘말리기가 쉽다. 그래서 유명한 예술가들이 한국에서 쉽사리 탄생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학생들이 안타깝다. 이렇게 힘든 현실일수록 오히려 집중적으로 매달려야한다. 진리는 하나, 초심을 잃지 않는것이다.‘ 내가왜예술대학에, 이전공을 선택하고 들어왔는가’를 생각해보자. 내가 처음 생각했던 꿈을 펼쳐 보이는 것이다.대학 평가의 경우에도 평가 자체의문제도 있지만 대학 내의 다른 내부 문제도 많이 있다. 하지만 대학들이 모든잘못을 예술 계통의 취업률 부재로 뒤집어씌우는 경향도 있다. 대학도 예술계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하고, 예술계는 꾸준히 정부에 개선안을 요구하여 바꿔나가야 하며, 정부는 예술인들에 대한부당한 교육 정책과 방향을 제대로 세워야한다. 학생들은 꿋꿋이 예술을 해나가길 바란다.

 

인터뷰 박하영 기자 mint0829@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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