⑭"탈북자 북송 반대" 대한민국 시민들의 울림
⑭"탈북자 북송 반대" 대한민국 시민들의 울림
  • 박윤조, 조수진 기자
  • 승인 2012.03.13 17:04
  • 호수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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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난 모르쇠'··· 탈북자 31명 전원 북송

 “강제 북송을 중단하라!”라는 외침이 대한민국에 울려 퍼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9일 탈북자 31명 전원이 북송된 사실이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같은 문제로 정부에서 해결에 나섰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전례가 되풀이 된 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달 8일, 13일에 중국 선양에서 체포된 탈북자 11명이 북한으로 송환될 거라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 문제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체포된 탈북자 수는 점점 늘어나 31명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우리 정부에서는 중국에 석방을 요구했지만, 중국 측은 탈북자들의 위치조차 말해주지 않으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정부 입장을 수차례 전달했으나, 중국에서는 모르는 문제라고 넘어가거나 북한 국민이기에 한국과 협의할 문제가 아니라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2월 17일,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자 중 9명이 1차로 중국 연변 조선족자치주 투먼시로 이송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세계적으로 비난 여론이 확산됐다. 이를 의식한 중국에서 20일 전에 탈북자들을 북송시키려던 계획을 잠시 중단시켰다.
 상황이 긴급하게 돌아가면서 정부에서도 ‘조용한 외교’라는 틀을 벗어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2월 19일, 정부에서는 중국에 탈북자 북송 관련 공식 입장을 표명하기로 했다. 정부는 난민지위협약의 내용인 국제법상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해줄 것을 촉구하며 다시 한 번 강제 북송에 관해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할 것으로 밝혔다.
 ‘북송 반대’ 여론은 더욱 들끓었다. 시민단체들의 북송 반대 시위, 탈북자 북송 반대 촉구 문화제, 온라인 서명운동이 일어났다. 또한 21일, 차인표를 비롯한 연예인 30여 명과 탈북청소년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강제북송 반대를 호소했다. 또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강제 북송에 항의하기 위해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그러나 많은 이목이 집중된 지난 2일의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탈북자 강제 북송 문제에 대한 소득은 아무 것도 없었다. 양국 간 고위급 회담으로선 이례적으로 탈북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지만, 중국 측은 큰 입장변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강제 북송 반대’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차인표 등 탈북자의 북송을 반대해왔던 연예인들이 지난 4일 탈북동포 위로 공연인 ‘Cry with us’ 콘서트를 열었다. 또 서울 효자동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진행 된 촛불집회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참석하여 ‘강제 북송 반대’에 힘을 실었다.
 뿐만 아니라 대학생이 모여 만든 인터넷방송국 ‘리얼코리아’는 지난 8일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정부가 탈북자 강제북송 행위를 즉각 중단해줄 것을 호소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우리 머리는 다시 자라나겠지만 탈북민들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간다”며 ‘강제북송 반대’를 강력하게 호소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9일 탈북자 31명 전원이 북송됐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전해진 것이다. 이 소식에 ‘탈북자 인권’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 되고 있다. 최근 김정은으로부터 ‘김정일 애도기간에 탈북 한다면 총살에 3대를 멸족 하겠다’는 경고가 있었기 때문에 탈북자들의 처벌이 가혹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이번 31명의 탈북자와는 별도로 이전 애도기간에 탈북 했다 체포된 주민들은 예심 없이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됐다고 전해지면서 정부의 늦은 대응에 대한 비판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박윤조, 조수진 기자 dkdds@dankook.ac.kr

사건일지
2012년 2월 8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탈북자 11명을 현지 경찰이 체포
                         비슷한 시각 선양 다른 지역에서도 탈북자 9명 체포
2012년 2월 12일 탈북자 11명 체포되어 창춘(長春)으로 송환
2012년 2월 17일 체포된 탈북자 중 9명 1차로 중국 연변 조선족자치주 투먼시로 이송
2012년 2월 19일 정부에서 중국에 탈북자 북송 관련 공식 입장 표명하기로 함
2012년 2월 2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9차 유엔인권이사회(HRC)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강제송환 금지 원칙 준수 촉구
2012년 3월 2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탈북자 문제 해결 불발
2012년 3월 9일 탈북자 31명 전원 북송

박윤조, 조수진 기자
박윤조, 조수진 기자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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