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막하11. 강풀웹툰 vs 강풀영화
막상막하11. 강풀웹툰 vs 강풀영화
  • 신현식
  • 승인 2012.09.04 11:45
  • 호수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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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의 영화화의 불편한 관계

2006년 <아파트>를 시작으로 최근에 개봉한 <이웃사람>까지 총 10편의 강풀 웹툰 중에 5편이 영화화됐다. 얼마 전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crowd funding(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으로 어렵사리 제작에 들어간 <26>년까지 더하면 6편이 된다. 허나 164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그대를 사랑합니다>(2010) 한 작품을 빼면 <바보>(2008)가 97만, <순정만화>(2008) 73만으로 웹툽의 인기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다. 강풀 작품의 영화화는 왜 재미를 못 보는 걸까?

680만 관객을 모으고 유수 영화상을 휩쓸며 샴페인을 터뜨린 허영만 원작의 동명 영화 <타짜>(2006)와 비교해보자. <타짜>는 시나리오 면이나 주연배우들의 연기력으로 볼 때 만화가 영화화된 것 중 최고라는 평을 받는다. 그러면 강풀이 허영만보다 실력이나 스토리가 크게 부족한 만화가인가? 6,000만이라는 어마어마한 강풀 웹툰의 누적조회수와 ‘최근 영화계의 키맨(keyman)’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영화 <타짜>처럼 성공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실패의 쓴 잔을 마신 가장 큰 이유는 영화를 재미있게 만들지 못했다는, 너무도 원론적인 문제였다. 또한 웹툰의 영화화 과정에서 가장 기대되는게 캐스팅인데 아파트의 고소영, 순정만화의 강인은 팬들의 마음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원작 만화와 각색 영화. 둘 중 어떤 작품을 먼저 봤느냐도 영화 평과에 영향을 미친다. <타짜>를 만화로 먼저 본 사람은 드물다. 영화를 먼저 보고 감동해서 원작을 찾아본 경우가 대다수다. 이런 사람들은 처음 본 영화의 재미를 잊지 못한다.

‘내가 재밌게 본 웹툰이 영화로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생기는 기대감도 요인이다. 2차원의 웹툰을 먼저 경험한 사람들은 한 차원 높아진 방식으로 재구성한 동일 작품을 보면서 원작에서 느꼈던 감동 ‘그 이상의 것’을 보게 되길 기대한다.

조회수 3,600만의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원작 <이끼>(2010)는 335만 관객을 동원했다. <공공의 적> 시리즈의 명감독 강우석이 메가톤을 잡았고, 천용덕 역에 정재영, 유해국 역에 박해일로 절묘한 캐스팅을 했다. 웹툰의 스릴감을 그대로 가져온 전개 방식은 영화의 성공 요인이다. 비록 평점면에서는 큰 점수를 받지 못했지만 웹툰의 명성에 비례해 많은 관객수를 동원한 <이끼>는 웹툰의 영화화의 성공사례를 보여준다.

곧 개봉할 <26년>은 강풀원작의 대성공의 도전이다. 5.18 광주 민주화항쟁을 다룬다. 시사적인 작품의 영화화는 또 어떨는지 궁금해진다.

신현식 기자/shsnice1000@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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