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와 손과 눈과 머리
귀와 손과 눈과 머리
  • 허필은
  • 승인 2012.10.16 23:10
  • 호수 13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네 가지 도구
이번 주 칼럼 주제를 전달 받았을 때 많이 당황했다. 주제가 ‘나만의 공부비법’인데 이 주제로 칼럼을 쓰기엔 다소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단국대 안에는 국어국문학과만 있는 게 아니다. 같은 문과대 내에도 여러학과가 있고 문과대를 벗어나면 더 많은 단과대가 존재하는데 이렇게 다양한 학과에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공부비법’이란 게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렇다고 국어국문학과만의 공부비법을 소개하기도 꺼려진다. 필자는 공부를 썩 잘하는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나만의 공부비법’이라는 주제로 칼럼을 쓰는 것은 이 칼럼에서 소개하는 비법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만의 공부비법’은 아주 기본적인 방법론을 소개하는 것이어서 대부분의 학과에 적용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각 학과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다.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도구가 필요하다. 교재, 노트, 펜 등 여러 가지 사물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필요한 도구는 우리의 몸이다. 그 중에서도 귀와 손, 눈과 머리는 공부하는 데에 있어서 아주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부분이다.
모든 공부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전공 공부는 혼자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강의가 있다. 교수님은 전공 서적에 적힌 생소한 개념이나 복합적으로 얽힌 내용을 알아듣기 쉽게 설명한다. 그리고 이러한 설명을 듣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귀이다. 학생들의 귀는 항상 교수님의 설명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인간은 귀로 들은 내용을 모두 기억하기 어렵다. 특히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는 대학생들이 강의를 듣기만 하고 적지 않는다면 시험을 볼 때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 내용을 적기 위해서 손이 필요하다. 귀도 마찬가지겠지만, 강의 시간에 손은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한다. 가능하면 강의 내용을 모두 필기하고, 그 핵심적인 부분에 표시를 해놓아야 한다. 기록은 인간의 기억을 물질적으로 저장하는 것이고 그 역할은 손이 담당한다.
강의 내용을 기록했다면, 필기한 내용을 읽어야 한다. 결국 적힌 내용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눈으로 읽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반복적인 읽기는 지식의 자기화를 위해 필수적이다. 눈으로 읽고, 또 읽어야 한다.
그러나 위의 세 가지가 모두 이루어졌다고 해도 결국에는 머리가 이해를 해야한다. 학문은 기본적으로 외우기보다는 이해하는 것이다.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무조건 외우기만 한다면 이는 ‘내용’이 아닌 ‘문자’를 외운 것이다. 이렇게 습득된 지식은 피상적이고 일회적이며 사소한 지식이다. 머릿속의 지식을 완전히 자기화하기 위해서는 뇌에 그것을 문지르지 말고 집어넣어야 한다.
본문에서 소개한 ‘나만의 공부비법’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말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은 이미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나만의 공부비법’은 방법의 습득이 아닌 실천을 통해 완성된다. 아무리 완벽한 공부비법이 존재한다고 해도 결국 ‘나만의 공부비법’은 자기 자신의 ‘실천’일 것이다.
허필은(국어국문·2)
허필은
허필은

 dkdds@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