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페티쉬
23.페티쉬
  • 김인순 상담사
  • 승인 2013.03.19 14:05
  • 호수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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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한 개인의 취향

 

 Q: 흔히 ‘페티쉬’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특정 부위나 물건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취향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지, 어떤 심리에서 비롯되는지 궁금합니다.

‘페티쉬’란 스타킹 신은 여성의 다리에 끌린다던지 발이나 허벅지 등 특정 부위에 성적 흥분을 느끼는 것과 같이 성적매력을 인격체가 아닌 특정물건이나 신체부위에서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즉 이러한 페티시즘(fetishism)은 원시 신앙 중 하나인 주물숭배와 비슷한 현상으로 보기도 하고, 성도착증의 하나로 분류되기도 하지요. 이러한 취향은 상대 연인이 원치 않는 경우, 관계에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신체적·정신적 폭력뿐 아니라 성폭력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문제가 없다할 수는 없지요.  
현대 사회에서의 정상적인 성행위라 함은 서로 동의한 상태에서 성인들 간의 비파괴적이고 소통할 수 있는 성적 상호작용이라 볼 수 있는데, 이 기준에 벗어나 성적 흥분을, 사람이 아닌 특정 대상물을 선호하거나 성적 수치심이나 고통을 강요하며, 또는 어린이와 같이 동의될 수 없는 성적 대상을 관련시키는 행동이 있는 것은 성도착증으로 보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적인 성적 기호를 모두 성도착증으로 보지는 않지요.
성도착증의 진단적 기준은 ‘부적절한 대상이나 목표’에 대해서 강렬한 성적 욕망을 느끼고 성적 상상이나 행위를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하지요. 동물애, 물품 음란증(예, 구두, 속옷 등)등 인간이 아닌 존재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경우, 소아를 위시하여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대상으로 성행위를 하는 경우의 소아애호증이나 강간, 그리고 자신이나 상대방의 고통이나 굴욕감을 느끼게 하는 성행위 방식을 나타내는 경우로서 성적 가학증, 성적 피학증, 노출증 등도 성행위 대상이나 성행위 방식에서 비정상성을 나타내는 장애로 변태성욕증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페티쉬, 마조히즘, 새디즘 등 성도착증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심리적 특성을 보면, 인격발달 과정 중에서 아주 어린시절(구순기나 항문기 수준)에서 정서적 발달이 정지되는 등 정신역동적 입장에서 프로이드의 오이디푸스적 고착으로 정신분석학자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에선 성적 일탈을 반응적 조건형성, 행동 강화라는 단순한 행동적 설명으로도 전해지기도하며, 신경과학적으로는 성적 흥분이 중추신경계에 의해 통제된다는 근거하에 신경전달물질의 장애와 성도착증이 관계가 있다는 설도 있습니다.
어린시절에 어머니와의 이별, 성적 폭행, 성도착자에게 당했던 경험, 대중매체(특히 포르노 영화)가 원인이라고 하는 학자들도 있으며, 요즘에는 염색체가 이상이 있다거나 호르몬에 이상이 있다고 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패티쉬한 성도착자에게 성폭력피해를 당해 그 피해자가 패티쉬 성향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성충동은 숨기고 부끄러워하고 죄악시해야 할 일은 아니며, 자연스러운 일로 자신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이에 맞서 중요한 것은 성충동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고, 의외로 자신의 행동에 대해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사람에게는 많이 있다는 것도 알아야겠지요. 페티쉬는 성도착증으로 분류되므로, 물적 대상보다는 인격체와 사랑을 나누는 건강한 성적 관계로의 정립이 필요합니다. 페티쉬적 경향의 성충동에 대한 조절이 어려워 생활에 지장이 있을 때는 반드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김인순( 가족과 성건강 아동청소년 상담소)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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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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