竹棒 ‧ 쇠파이프가 다시 등장하다니!
竹棒 ‧ 쇠파이프가 다시 등장하다니!
  • 권용우<명예교수 ‧ 법학>
  • 승인 2013.07.2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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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棒 ‧ 쇠파이프가 다시 등장하다니!

 

  

권 용 우

<명예교수 ‧ 법학>

 

지난 20일,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조합원이 주축이 된 근로자 3,000명이 전국 각지에서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으로 몰려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폭력시위를 벌였다(조선일보 2013. 7. 22, 「사설」). 이 과정에 시위대가 휘두른 죽봉(竹棒)과 쇠파이프에 노사(勞使) 양측 1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竹棒 ‧ 쇠파이프가 또 왠 말인가!

 

이 번 시위의 양상은 2011년에 있었던 부산 한진중공업 원정(遠征) 폭력시위와 닮은 꼴이었다.

2011년, 부산 영도구의 한진중공업의 시위현장은 이 회사와 무관한 외부 인사가 남의 회사 중장비를 200일 가까이 불법 점거하고 있었으며, 야당과 좌파 시민단체가 소위 ‘희망버스’를 몰고 와서 크레인에서 고공(高空) 농성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을 응원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것이었다(조선일보 2011. 7. 21, 「사설」). 그리고, ‘희망버스’는 그 해 10월까지 다섯 차례나 이어졌다.

이렇게 시작된 ‘희망버스’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海軍基地)로, 쌍용차 평택공장으로 원정간 전력도 가지고 있다(문화일보 2013. 7. 22, 「사설」). 이들 시위 꾼들은 광우병 촛불 시위와 용산재개발 반대 시위 때도 보던 그 얼굴들이라고 한다(조선일보 2011. 7. 30).

 

이 번 현대자동차 ‘희망버스’는 지난 20일 오전 10시 반 서울 덕수궁 대한문 (大漢門) 앞에서 출발해 울산으로 내려왔는데, 주로 민주노총 조합원과 대학생이 주축이었다고 한다(동아일보 2013. 7. 22). 그런데, 경찰은 민주노총을 비롯해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네트워크 등 70여개의 단체가 연합한 것으로 파악하였다(문화일보 2013. 7. 22, 「사설」).

이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현대자동차 사내 비정규직 노조 사무국장 천의봉 씨 등 2명이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울산공장 명촌정문 옆 주차장에 도착, 집회를 가진 뒤 오후 7시부터 공장진입을 시도하면서 회사 측 경비 및 보안관리자들과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

이 날 시위 참가자들은 명촌정문 주변의 철제 펜스를 밧줄로 걸고 잡아당겨 넘어뜨리고 죽봉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진입을 시도하고, 회사 측이 소화전의 물과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공장 진입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이다(위 동아일보). 이 진압과정에서 동원된 경찰도 11명이나 부상했다고 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주장하면서 공장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 참가자들의 끝이 갈라진 죽봉과 휘둘려대는 쇠파이프, 이를 저지하기 위하여 회사 측이 쏘아대는 소화기의 물과 소화분말, 시위대를 해산시키려고 쏘아대는 경찰의 물대포가 어우러져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니(위 동아일보), 이런 끔찍한 일이 어디 또 있단 말인가.

이에 더하여, 행복도시 울산만들기 범시민협의회, 양정동 주민, 현대 ‧ 기아차 협력사 협의회 등 1,000여명이 같은 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희망버스’ 시위 반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현대차 노사와 비정규직 직원들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에 외부세력이 개입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희망버스’ 시위대의 방문 중단을 촉구했다(조선일보 2013. 7. 22).

 

勞使關係는 ‘二人三脚 競走’인데 ‧ ‧ ‧

 

그런데, 회사 측과 비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 이런 극단적인 대치국면을 초래했어야 했는지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더욱이, 회사 측이 ‘올해 1,750명을 정규직화하는 등 2016년까지 3,500명을 신규채용형식으로 정규직화하겠다’는 안을 내놓고 있다고 하니, 서로가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번 현대자동차 사태를 지켜보면서, 문득 “사람은 서로의 입장과 처지를 바꿔 생각해야 한다”는 공자(孔子 : BC. 552~479)의 명언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노사(勞使)는 둘이 아니라, 하나이다. 서로가 서 있는 입장이 다를 뿐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 협력해야 할 두 개의 축이다. 말하자면, 수레의 두 바뀌와 같은 존재이다.

그래서 우리는 노사관계(勞使關係)를 ‘2인3각(二人三脚) 경주(競走)’에 비유하는 것이다. 누구 하나가 먼저 가겠다고 서둘거나 내달리다보면 십중팔구는 둘다 넘어지고 만다. 비록 조금은 늦더라도 서로가 눈빛을 맞추고, 호흡을 맞추고, 그리고 발을 맞추어가면서 뛰어야 넘어지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다.

 

자칫 너무 많은 것을, 너무 빨리 얻으려다가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회사와 비정규직 노조가 한 발씩 양보하면서 타협점을 찾아갔으면 한다. 그리고, “싸움을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나, 양보한다면 기대한 것 이상을 얻을 수 있다”는 서양의 격언을 떠올려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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