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묵처방] 창업과 인문학
[백묵처방] 창업과 인문학
  • 김동민(커뮤니케이션) 강사
  • 승인 2014.04.07 12:21
  • 호수 13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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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국대학교가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2014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되어 향후 2년 동안 연간 최대 35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창업을 선도하는 기업가적 창업대학을 목표로 200개의 창업동아리와 40개의 벤처창업을 지원하고, 16개의 스타기업을 육성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좋은 일이다. 이 사업의 주체는 학생들이다. 정부와 대학이 지원하여 학생들 사이에서 우수한 창업 아이템들이 쏟아져 나오게 함으로써 성공적인 벤처창업과 스타기업들이 탄생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이 아무리 애를 쓴들 학생들이 무관심하거나 능동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그러면, 창업을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 대학에서는 창업융복합형 연계전공 운영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지만, 핵심은 인문학 교육에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대학들에서 인문학은 설 자리를 잃은 지 오래다. 대학의 울타리를 벗어나면 인문학이 붐을 이루고 있는데 정작 대학에서 인문학은 찬밥신세다. 인문학은 실종되었고, 실용적이지도 않은 실용학문이 유령처럼 대학사회를 배회하고 있다.


 유럽에서 중세의 질곡에서 벗어나 근대로 인도한 것은 다름 아닌 인문학이었다. 중세사회의 지식인들은 교조적 신학(앙)의 구각을 깨고 다양한 교양지식을 추구하면서 새로운 사회를 지향했다. 그 인문학이 지금 대학에서 질식당한 상태에서 무슨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까? 전문성을 추구하는 동굴 깊숙한 곳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불가능하다.  그 점에서 융복합형 연계전공 운영이 눈에 띄는데, 형식적으로 운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융복합교육이건 인문학이건 관건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시야를 넓혀야 한다는 데 있다. 대학생들은 책을 얼마나 읽을까?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2012년 전국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남녀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를 보면, 연간 평균 독서량은 약 5.5권으로 집계됐으며,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응답도 7.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만큼 독서를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시간 부족이 48%, 책 이외에 정보습득이나 즐길거리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서가 26%, 독서 자체에 흥미가 없다는 응답이 18%를 차지했다. 한 달에 책 한권도 읽지 않는다는 얘기다.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와 아르바이트, 학과 공부 등으로 시간이 부족하고, 인터넷에서 단편적인 정보를 습득하고 게임을 즐기느라 책을 외면한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창의적인 아이템은 나올 수 없다.


 스티브 잡스는 “우리가 창의적인 제품을 만드는 비결은 우리가 항상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있고자 했다는 점이다.” 라고 했고, “애플의 DNA에는 기술뿐 아니라 인문학(Liberal Art)이 녹아있다.” 라고도 했다. 기술만으로는 창의적인 아이템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양한 분야의 독서와 공부를 통한 인문적 소양의 습득은 창의적인 아이템을 고안해내는 필수 코스라고 할 수 있다. 빌 게이츠는 “지금의 나를 만든 건 동네 도서관이었다.” 라고 했다. 전공분야 이외의 다양한 책을 읽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

 

김동민(커뮤니케이션) 강사
김동민(커뮤니케이션) 강사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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