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볼펜 - 무관심
백색볼펜 - 무관심
  • <吉>
  • 승인 2003.11.05 00:20
  • 호수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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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B. 쇼는 인간에 대한 가장 나쁜 죄는 인간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했다. 한달 전쯤, 같은 과 친구 하나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우리대학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대학병원은 내가 자취하는 곳과는 불과 5분 거리에 있다. 하지만 평소 그렇게 친한 친구가 아니어서 병 문안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주, 평소 자주 가는 병원 앞 편의점 앞에서 그 친구와 마주치게 되었다. 목발을 짚은 친구는 거동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난 순간 깜짝 놀랐다. 그동안 그 친구가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지냈기 때문이다. 무관심이었다. 친구에게 다음에 꼭 병 문안을 가겠다며, 그 자리를 얼른 피하긴 했지만 화끈거리는 얼굴만큼은 숨길 수가 없었다.
? 천안캠퍼스에서는 9월 22일부터 지난 27일까지‘사랑의 헌혈증 모으기’행사가 열렸다. 행사를 주관한 총대의원회 측은 무엇보다 재학생들의 무관심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토로했다. 천안캠퍼스에서는 요즘 학술제 행사가 한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사장마다 해당 전공 재학생 몇몇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관람하는 일반 재학생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드물다. 자기 전공이 아니면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재학생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는 실례인 셈이다.
? 11월달은 2004학년도 단체장 선거가 있는 달이다. 선거날짜는 비록 다르지만 양 캠퍼스는 한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낮은 투표율이다. 물론 재학생들의 관심이 학생회에서 멀어진 것은 학생회 측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재학생 스스로가 학생회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도 크다. 자기에게 주어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도 대학생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의무라고 생각된다. 매번 선거에 대해서는 무관심으로 홀대하면서 정작 학생회가 등록금책정협의에 들어가면 촉각을 곤두세운다. ‘제보다 젯밥’에 관심이 많은 시대라서 그런 것일까?
<吉>
<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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