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식후경 ⑤ 서산 주꾸미
한반도 식후경 ⑤ 서산 주꾸미
  • 미상유
  • 승인 2014.11.07 18:10
  • 호수 1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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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생각나는 서산 주꾸미
어느덧 여름이 물러가고 벌써 찬바람이 쌩쌩 불어오는 가을의 중반에서 다가 올 겨울이 싫어 봄의 향기를 느끼고픈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만물이 태동하는 봄의 가운데 “봄 주꾸미”라는 말이 있다. 벚꽃이 움트는 3월부터 5월까지가 주꾸미의 산란기이다. 모든 해산물은 모름지기 산란기가 맛이 좋은 법. 봄 주꾸미 역시 살이 더욱 쫄깃쫄깃하고 고소하며 머리엔 통통한 쌀밥 같은 알을 밴다. 요즘은 대하로 시끌벅적한 남서해안에서 많이 잡히며 그 중 충청남도 서북부에 있는 서산시의 주꾸미가 유명한 산지이다. 바로 서쪽엔 태안군이 있고, 동쪽으로는 당진시가 있어 이곳에서도 많이 잡히는 편이다. 현재는 대부분 그물로 주꾸미를 잡지만 예전과 그리고 현재에도 소라 등의 껍데기를 이용해서 잡는 경우가 많다. 소라, 고둥, 전복 등의 빈껍데기를 긴 줄에 매달아 바다 속에 던져 놓고 아침에 건져 내면 밤사이 주꾸미가 집으로 생각해 들어와있다. 그 주꾸미를 조심스럽게 빼내면 상처 하나 없이 통통하고 싱싱한 주꾸미를 잡을 수 있다. 그 주꾸미를 회로 먹으려면 머리를 뒤집어 먹물과 내장을 제거한 다음 다리 중앙의 입을 제거하고 밀가루나 굵은 소금을 뿌려 바락바락 씻어 내야 한다. 그리고 그대로 초장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차지면서 야들야들하면서 부드러운 살의 맛이 달달하고 고소하다. 서산의 어느 식당에선 주꾸미 볶음을 주문하면 채소와 함께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주꾸미 한 접시가 나온다. 아직도 꿈틀거리는 주꾸미 다리를 회로 먹다 질릴 때 쯤 철판에 볶아 먹는 방식이다. 주꾸미 회무침을 볶으면 주꾸미 철판 볶음이 되는 이색 요리를 맛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신선하게 살아 움직이는 주꾸미를 통째로 맑은 국물에 넣어 샤브샤브로도 먹고, 굽거나 데쳐서 샐러드, 튀김 등 다양한 요리로도 먹는다. 특히 봄철의 주꾸미를 일품으로 꼽는 이유는 머리에 쌀밥 같은 알을 가득 품고 있기 때문이다. 샤브샤브나 국물요리에 주꾸미를 넣어 다리를 먼저 먹고 머리는 푹 익힌 후 갈라 보면 먹물과 내장이 함께 언 듯 보기에 쌀밥이 가득 차 있다. 그것을 데지 않게 조심스레 입 안에 넣고 우물우물 씹으면 내장의 버터 같은 풍미와 먹물의 짭쪼름하면서 바다의 향, 그리고 알의 오돌오돌 거리면서 톡톡 터지는 식감이 스페인의 빠에야가 부럽지 않다. 주꾸미는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타우린이 풍부해 간장의 해독 작용 및 피로회복에 좋고, 몸에 꼭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며, 두뇌 발달과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특히 돼지고기와 함께 먹을 때 돼지고기의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내려주는 타우린을 주꾸미가 많이 가지고 있어 맛도 좋고, 영양도 좋다. 지금 대하축제가 열리는 그곳은 봄이면 주꾸미 축제가 열린다. 추워치는 길목에 선 지금, 봄의 별미가 유독 생각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다갈 올 서산의 봄 주꾸미가 기대 된다. 미상유(http://misang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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