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볼펜 -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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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부>
  • 승인 2003.11.12 00:20
  • 호수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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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나라의 모유 수유율은?, 1930년대 생물학적 미래세계에 대한 부정적 유토피아 소설 <멋진 신세계>를 쓴 사람은?, 민법상 미성년자란?, 기업규모가 크고 경영실적도 좋아 증권시장을 이끌어간다는 평가를 받는 주식은?, 이는 지난해 한겨레신문 입사시험 가운데 무작위로 추출한 일반지식 평가 문제다. 이 객관식 문제의 답은 순서대로, 경제협력개발지구 회원국 가운데 꼴지 수준인 10%, 올더스 헉슬리, 만 20세 미만의 사람, 블루칩이다. 모두 선뜻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다. 이밖에도 정치, 경제, 사회, 스포츠, 과학 분야 등에서 다양한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
△KBS는 내년 1월 1일자로 채용할 신입사원 공채 기준을 혁신적으로 개편 단행한다. 지방대 출신 할당제, 장애인 혜택 확대, 상식시험의 폐지와 실무능력평가 강화 등의 조처를 취한다고 밝힌 것이다. 갑작스럽게 발표된 개편으로, KBS입사를 목표로 상식시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온 수험생들은 상식 시험이 폐지됨으로 인하여 공정한 채용의 잣대가 사라지고, 박학다식의 면모를 지녀야 할 기자직의 경우 채용기준이 모호해진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나섰다. 이는 대부분의 취업 준비생들이 상식시험에 대한 별도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상식(常識)의 사전적 의미는 깊은 고찰을 하지 않고서도 극히 자명하며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지식을 말한다. 즉 전문적인 지식이 아닌 정상적인 일반인이 가지고 있거나 또는 가지고 있어야 할 일반적인 지식을 일컫는다. 그러나, 현재 입사시험에서의 상식 기출 문제를 모두다 맞추는 사람은 드물다. 시간을 들인 공부를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애매 모호한 문제들이 많다고 취업 준비생들은 토로하고 있다.
△ 눈 깜짝할 사이 변화하는 세상과 더불어 그만큼 정보의 양이 무한대로 증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보격차, 이른 바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라는 신어처럼 사람들은 서로 단절된 공간에 놓이기도 한다. 그러나 상식은 이렇게 변화된 사회에서도 통용되는 지식이다. 우리 대학생들은 시험대비 상식공부에 고군분투할 것이 아니라, 평소 풍부한 독서와 다방면에 관심을 기울여 ‘상식이 풍부한’ 대학생이 되어야 한다. <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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