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 단대신문 1398호 제작 현장
[밀/착/취/재] 단대신문 1398호 제작 현장
  • 이용호 기자
  • 승인 2015.09.22 15:33
  • 호수 139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자와의 약속을 위해 발로 뛰는 ‘단대신문의 일주일’

우리 대학 공식 언론기관 ‘단대신문’은 국내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학보사이다. 창간한지 67년, 이번 1398호까지 명맥을 이어가며 전국 대학신문 중 최대 발행 횟수 및 면수를 기록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아침마다 적게는 8면, 많게는 12면을 발행하기 위한 단대신문 기자들의 일주일은 그 누구보다 치열하고 바쁘다. 종이신문의 위기가 대두되는 이 시점에서, 학업과 신문사 일을 병행하며 종횡무진인 학생기자들의 생생한 일주일을 담아봤다. <필자 주>

 

[편집회의] 싱싱한 뉴스를 잡아라!
단대신문의 일주일은 토요일 편집회의부터 시작된다. 오전 11시에 시작되는 편집회의에 기자들이 한둘씩 나타난다. 저마다의 가방 속에는 그 주에 취재처를 뛰어다니며 가져온 싱싱한 뉴스거리가 가득 들어있다. 김보미(커뮤니케이션·3) 편집장을 포함한 12명의 구성원이 모인 이곳에서, 단대신문 1398호의 첫 신호탄이 울린다.
회의는 서로가 가져온 아이템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호에서는 특집으로 ‘추석’ 관련 기사를 싣는 것이 화두로 오른다. 추석 귀향 버스 운행 안내, 휴강 및 보강 안내, 학교 내 추석 행사나 과거 우리 대학의 추석 행사를 종합적으로 다뤄 특집 기사를 꾸리자는 것이다.
“좋은데요?”라는 편집장의 한마디가 기자에게는 기쁨이 된다. “좋다”는 답변과 함께 기사 방향을 어떻게 잡아나갈지 상세하게 의견을 나눈다. 마침내 편집장이 “김채은(국문·2) 총무부장, 김수민(공공관리·2) 기자 그리고 이용호(경영·3) 기자가 맡아서 진행해보도록 해요”라고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며 편집계획서에 ‘추석 특집’이라는 한 줄을 작성한다.
편집계획서 한 장이 꽉 채워질 때까지 회의는 끝나지 않는다. 허기도 잊은 채 열띤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의 열정은 남다르다. 12면을 채울 좋은 아이템을 잡아내기 위한 열띤 회의는 오후까지 계속된다.

[취재현장1] 현장을 포착해라!
기자들의 취재는 화요일에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난 15일에 열린 죽전캠퍼스 전체학생총회 기사를 맡은 권혜진(법학·2) 기자가 수업이 끝나자마자 분수대 광장을 찾았다. 오후 1시에 시작하는 ‘9·15 학총’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번 취재는 디보이스의 도화정(커뮤니케이션·3) 부장과 박인배(법학·3) 아나운서가 함께 했다. 취재는 공강 시간을 주로 활용하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을 땐 수업에 빠진 뒤 결강협조문으로 출석을 대신하기도 한다.
도 부장, 박 아나운서와 함께 권 기자가 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펜대를 잡았다. 인터뷰 할 상대를 고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9·15학총’에 참가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답을 꺼리는 학생이 다수다.
권 기자는 “학생들의 인터뷰를 받는 것이 제일 힘들다.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면서, 정작 의견을 물으면 부담스러워하고 거절하는 것은 아이러니”라며 학생 취재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2시가 넘어 본격적으로 시작된 9·15 학총의 진행 상황을 메모하기 위해 권 기자가 그늘 한편에 자리 잡는다.
기자들의 취재는 일반적으로 사건 사고 파악 후 관계자 취재 및 재학생들의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흘러간다. 이를 위해 비판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은 필수다. 

[취재현장2]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단대신문의 여론면에선 매주 한 가지 이슈 주제를 정해 학생과 교수의 다양한 의견을 싣는다. 여론면의 ‘웅담’ 코너는 수습기자의 인터뷰 역량을 길러주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목요일 오전 10시, 박다희(상담·1) 기자가 상경대학 앞을 서성인다. 웅담을 인터뷰 할 학생을 찾는 것이다. 기자들은 이를 가리켜 ‘웅담을 딴다’고 표현한다. “보통 도서관이나 강의를 이동하는 중간에 웅담을 딴다. 대답을 잘해 줄 것 같은 사람을 위주로 말을 거는데 거절당하는 경우가 태반이다”며 웃는 그녀의 모습에서 역시 학생 인터뷰의 어려움이 전해진다.

웅담을 수합해 정리하는 것은 김채은 부장의 몫이다. 기자들이 따온 웅담을 한데 모아 5개의 오프라인 웅담과 4개의 온라인(단쿠키) 웅담을 선정한다. 정확한 근거와 논리가 있는 답변이 선정 요건이다.
금요일이 되면 장혜지(도예·1) 기자는 태블릿을 잡는다. 여론면에 들어갈 만평을 그리기 위해서다. 미술부 기자 중 한 명인 장 기자. 처음 들어왔을 때 그녀는 어떻게 일러스트를 그려야 할지 몰라 곤혹스러웠다고 한다. “그림을 그린다는 차원을 넘어서, 독자가 기사로써 ‘읽을’ 수 있게 구사하는 과정이 어렵다”고 말하며 펜을 쥔 손을 바삐 움직인다.

[기사마감] 데드라인과 싸워라!
금요일은 본격적으로 데드라인과의 싸움이 시작되는 날이다. 해가 채 떠오르지 않은 새벽 5시, 빠른 마감의 선두주자 중 한 명인 김수민 기자가 기숙사 책상에 앉아 ‘단대단신’을 작성한다. 지난 수요일에 학생팀에서 받아온 자료와 인터뷰를 통해 동계해외봉사 관련 기사를 작성한다.
마감에 쫓기는 금요일이 싫어 새벽 밤을 새워가며 기사를 쓰고 있는 김 기자의 눈은 아침 해가 밝을 때까지 노트북을 좇는다. 다른 기자라고 다를쏘냐. 목요일과 금요일은 단대신문 기자에게는 기사와의 싸움, 데드라인과의 싸움이다.

금요일의 해가 뉘엿뉘엿 지고 나면 편집장은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키보드를 두드리느라 정신이 없다. 한 주 동안 기자들이 발로 뛰며 취재한 보도기사의 초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기사 마감의 데드라인인 금요일 오후 8시에 맞춰 제시간에 기사가 들어오는지, 잘못된 문장은 없는지, 취재가 부족하진 않은지 확인하는 편집장의 눈과 손이 바쁘다. 전반적인 빠른 마감에 뿌듯하다는 편집장은, “지금까지 잘 해왔던 칼마감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빠른 마감은 자유로운 주말로 이어진다”고 기자들에게 당부한다.
추석 특집의 일러스트를 맡은 사현진(커뮤니케이션디자인·3) 기자는 포토샵 작업에 한창이다. “태블릿을 쓴 지 오래됐지만 아직도 선 그리기가 어렵다”고 하면서도 그녀의 눈은 모니터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단대신문의 금요일, 마감을 향해 달리는 기자들의 ‘불금’이 타오른다.

[조판작업] 단대신문 1398호!
단대신문 기자에게 월요일 공강은 필수다. 신문을 만들기 위해 한국대학신문의 조판소에 기자들이 모인다. 조판은 오전 11시부터 진행되지만 편집장은 9시부터 조판소의 문을 연다. 원고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사진은 적당한지, 일러스트는 잘 나왔는지 검토한다. 전날 밤 최종작업으로 밤을 지센 탓에 드리운 다크 서클이 눈에 띈다.
11시 즈음이 되면 기자들이 한둘씩 시간 맞춰 나타난다. 토요일 편집회의에 이어 12명의 기자가 다시 한 번 다 같이 모였다. 신문의 초안이 완성될 때마다 1면씩 출력되는데, 이를 기자들이 돌아가며 검토한다. 오탈자는 없는지, 분량이 넘치지는 않는지, 잘못되거나 모호한 표현은 없는지 확인한다. 
임수현(영어영문·3) 취재부장이 논평면을 보다가 “주간기자석 누가 썼어?”라고 묻는다. 주간기자석의 분량이 할당된 지면을 넘친 것이다. 주간기자석을 맡은 김아람(경영·2) 특집부장이 논평면을 넘겨받아 필요 없는 문장은 자르고 표현은 단순하게 바꾸면서 분량을 줄인다.
한편 전경환(공공관리·1) 기자가 자신이 따낸 웅담이 실린 것을 보고 환호를 내지른다. 자신이 인터뷰한 웅담이 기사에 나오는 것을 보면 일종의 쾌감을 느낀다는 그의 표정이 밝아진다. 힘들게 받은 인터뷰인 만큼 하나하나에 애정이 깃든다. 
2차, 3차 원고가 지날수록 검토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신문이 완성본의 모습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다. 5시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기자들의 말수가 급격하게 줄며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윤영빈(법학·2) 기자가 피곤함을 물리치기 위해 기지개를 켠다. 온종일 기사 원고를 읽어댄 탓이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느라 그의 눈이 벌게졌다. 
조판은 오후 7시 30분이 지나서야 끝이 난다. 이렇게 단대신문의 치열한 일주일이 마무리된다. 내일이면 다시 새로운 신문을 만들기 위해 달려야 하지만, 오늘 나온 결과물이 뿌듯하다. 바로 이 순간을 위해 일주일을 달려온 것이다.
종이신문의 인기가 하락세를 보임에도, 단대신문 기자들의 열정은 1948년 창간 이래로 계속되며 67년을 달려왔다. 어둑해진 밤공기가 차갑지만 조판소를 나서는 기자들의 뿌듯한 미소가 그 여느 날보다 빛난다. 화요일 아침 발행될 1398호가 독자들에게 읽혀질 생각에 설렌다.

이용호 기자
이용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32091008@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