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Talk! 30. 순우리말 찾기
훈민정Talk! 30. 순우리말 찾기
  • 설태인 기자
  • 승인 2016.03.08 20:27
  • 호수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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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학년도 1학기 개강을 맞아 ‘훈민정Talk!’에서 우리의 실생활에 쓰이는 순우리말을 알아봤다. 생각보다 밀접하고 재밌는 우리의 순우리말,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필자 주>

 


뚱딴지
국화과의 여러해살이식물인 ‘돼지감자’와 같은 말로, ‘상황이나 이치에 맞지 않는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가리킨다. 예쁘장한 꽃을 피우는 돼지감자에서 볼품없는 모양의 뿌리가 자라는 것이 엉뚱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우둔하고 무뚝뚝한 사람을 이르기도 한다.
 
아양 떨다
‘아얌’에서 비롯된 단어이며, ‘귀염받으려고 알랑거리는 말과 행동’을 뜻한다. 아얌은 과거 부녀자들이 겨울 나들이 때 쓰던 방한모로, 좌우에 털이 달리고 긴 비단을 늘어뜨린 모습이다. 흔들었을 때 현란한 모양새가 자연히 시선을 끌었기에, 남에게 잘 보이려고 간사스럽게 구는 모양을 빗대는 말로 쓰이게 됐다.

넨장맞을
‘네 난장을 맞을 만하다’가 줄어 ‘불만스럽거나 못마땅할 때 험악하게 하는 욕’으로 쓰인다. ‘난장’은 신체 부위를 가리지 않고 마구 매로 치는 형벌이다. 함께 쓰이는 ‘젠장맞을’ 역시 ‘제기 난장을 맞을’이 줄어든 것이다.

용고뚜리
담배를 자주 피우는 사람, ‘골초’의 순우리말이다. 담배를 무척 좋아하던 ‘용귀돌’이라는 사람에게서 유래된 말로, 담뱃진이 머릿속에 가득 차자 스스로 머리를 깨고 냇물에서 씻었다는 얘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다방골잠
과거 ‘다방골’이라 불리던 서울시 중구 다동에는 장사치들이 많이 모여 살았다. 이들이 자정 넘도록 장사를 하느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다고 해, ‘다방골잠’은 ‘아침 늦게까지 자는 잠’을 뜻하게 됐다. 다방골에 부자가 많이 살아서 게으름을 피우느라 자주 늦잠을 잤다는 유래도 있다.

자치동갑
‘자칫하면 동갑이 될 뻔했다’가 줄어 ‘자치동갑’이다. ‘위아래로 나이 차가 한 살’인 경우를 뜻하며, ‘어깨동갑’과 같은 말이다.
어깨동갑은 나이 차가 적기 때문에 서로 비슷한 키를 가지고 어깨를 나란히 겨눈다는 의미다.

바람맞다
‘남에게 속거나 약속이 어그러지다’는 의미로 오늘날에도 흔히 쓰이며 본래 ‘중풍에 걸리다’는 뜻이다. 병에 걸리면 몸이 마비되면서 비참한 지경에 이르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속거나 약속을 파기 당했을 때 느끼는 손해와 허탈함에 빗댄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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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nos36@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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