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심리학 30. 행복
당신의 심리학 30. 행복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9.19 13:30
  • 호수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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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지름길을 찾아서
▲ 일러스트 장혜지 기자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중에서도 압도적 지지를 얻을 만한 것은 돈과 건강일 것이다. 예전에는 ‘물질만능주의’를 운운하면서 사람보다 돈을 중시하는 세태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 단어가 생소할 정도로 돈은 모두의 일 순위가 됐다.

또 건강은 어떤가? 건강을 위해서라면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는 돈도 아끼지 않는다. 특히 병에 걸린 사람은 전 재산을 팔아서라도 건강을 회복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돈과 건강이 정말 행복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일까?

심리학자들은 돈과 행복의 관련성을 알기 위해 여러 연구를 했다. 그중 하나가 ‘부와 가난이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 위한 국가 간 비교 연구’였다. 연구자들은 40개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국가마다 1천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활에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1인당 국민총생산이 8천달러를 넘으면 생활만족도와는 상관관계가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잘 사는 나라인 스위스 국민(8.36점)과 가난한 불가리아 국민(5.03점)을 비교하면 스위스 국민이 훨씬 행복해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어느 정도 높은 나라들(아일랜드, 이탈리아, 노르웨이, 미국 등)은 부와 생활만족도 사이에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은 어떨까? 연구자들에 따르면 객관적으로 얼마나 건강한지는 행복과 무관하며, 이보다는 자신이 얼마나 스스로 건강하다고 느끼는지, 즉 주관적 건강에 달려 있다고 한다. 심지어 말기 암 환자와 객관적으로 건강하다는 진단을 받은 사람들의 생활만족도에 큰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결과에 따르면 치료가 어려운 중병을 오래 앓을 경우 생활만족도가 감소하지만, 이는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는 덜하며 중병 자체보다는 병에 걸렸다는 생각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행복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돈이나 건강 같은 조건들이 사람의 행복을 크게 설명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돈과 건강 외에 결혼, 사회생활, 나이, 교육, 날씨, 인종, 성, 종교 등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할만한 외부의 조건들이 모두 바뀌어도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고작 8~15% 정도라고 한다.

그렇다면 행복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행복 연구의 선구자인 심리학자 에드 디너(Ed Diener)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두 가지가 필요하다 말한다. 첫째는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이고, 둘째는 좋아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내가 즐거울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이것이 바로 행복의 지름길이라고 한다.

오늘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무엇인가? 돈인가, 건강인가? 아니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인가, 내가 좋아하는 일인가? 행복이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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