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시선14. 퀴어문화축제

퀴어문화축제, 과유불급인가 시기상조인가 남성현 기자l승인2017.03.14l수정2017.03.14 17:48l1422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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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ew 1] 축제 참가자 

언제부터였을까. 중학생 때 친하게 지내던 동성의 친구에게서 사랑의 감정을 느낀 이후 성 정체성에 대해 수많은 고민을 하며 지내왔다. 남들과 다른 내 자신이 낯설었고 놀림을 받을까 남에게 터놓고 말할 수도 없어 하루하루를 답답한 가슴을 안고 살아갔다.


하지만 우연히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이후, 그 축제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곳에서만큼은 서로의 차이와 다름이 문제 되지 않았다. 누가 누구를 사랑하든 사랑하지 않든, 개인의 행복을 존중해주는 곳.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한 사람들, 그리고 그런 우리를 응원해주는 사람들 속에 있다는 것만큼 짜릿한 경험이 또 있을까?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축제가 너무 선정적이고 부적절하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축제에 참여한 인파를 향해 욕설을 퍼붓거나 난동을 일으켜 혼란을 빚기도 한다.

우리는 절대 다르다고 욕을 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의 존재, 사회 곳곳에 있지만 억압받고 있을 소수자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축제’라는 평화로운 방법을 택했을 뿐이다.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사회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대우를 자행하는 냉혹한 현실은 오히려 우리보다 더 부적절하게 느껴지지 않는가.

 

● [View 2] 불편한 사람들 
우연히 서울광장을 지나던 중 무지개색이 만연한 인파가 눈에 들어왔다. 마침 지나가는 길이어서 한번 둘러볼 생각에 발길을 돌린 순간, 두 눈을 의심케 만든 광경이 펼쳐졌다. 알록달록한 무지개색 깃발과 현수막과는 달리, 매우 거북한 모습이 두 눈에 들어왔다. 평소에는 입에 담기도 꺼렸을 법한 문구가 적힌 팻말과 함께 외설적인 복장을 한 남녀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심지어 몇몇 부스에서는 여성의 음부를 묘사한 쿠키나 기념품들을 만들어 선보이는 등, 도저히 축제라고 하기엔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이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개방된 장소에서, 그것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굳이 선정적인 퍼포먼스를 해야만 했을까? 두 아이를 가진 부모로서 내 아이가 이런 모습을 본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행여 아이의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동성애자들을 혐오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라는 이유로 보기 거북한 상황을 정당화하는 것은 주변인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의 사고가 꽉 막힌 걸까?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쉽사리 납득되지 않는다.
※실제 사례를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 [Report] 축제의 본질 
2000년 9월 연세대학교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매년 5~6월경 열리는 퀴어문화축제(Korea Queer Culture Festival)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성 소수자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축제에 참여한 일부 단체와 참가자들이 수위를 과도하게 넘은 의상과 물품을 전시하거나 착용하는 경우가 발생했고, 이에 따라 보는 이로 하여금 성적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을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한 시민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퀴어문화축제에 대해 ‘공연음란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해 축제의 존폐를 두고 공방이 이루어졌으며, 매년 축제가 개최될 때마다 일부 기독교 단체와 보수단체가 축제를 방해하기 위해 집회를 여는 등 정서적 차이에 의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축제의 파격적인 퍼포먼스와 자극적인 메시지가 일부 시민들의 미간을 찌푸리게 한 것은 사실인 만큼, 한국 정서상 축제의 완전한 수용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나아가 노골적인 성적 표현은 메시지 전달을 떠나 축제의 본질에서 벗어날 수 있기에 축제를 즐기기에 앞서 신중해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남성현 기자  PDpotter@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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