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미대선 5. 북한 문제 - 세이브NK·두리하나국제학교

"아슬아슬한 경계선 위 새로움을 준비하다" 김익재, 이시은l승인2017.05.16l수정2017.05.20 08:14l1426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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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지난 3월 통일부가 펴낸 ‘북한이탈주민정책’에 따르면, 2012년부터 5년간 탈북민은 각각 △1,502명 △1,514명 △1,397명 △1,275명 △1,418명이 입국했다. 매년 1,000여명을 웃도는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을 찾아오는 것이다. 지난 3월을 기준으로 우리와 함께 숨 쉬고 있는 탈북민은 총 3만490명. 정부는 지난 2010년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자산 형성과 취업, 교육을 비롯한 여러 방면에서 지원의 손길을 확충하고 있다. 하지만 통일부 허가 탈북자 지원법인은 약 373개로 수혜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과연 우리의 잃어버린 반쪽, 탈북민들은 대한민국에서 어떤 도움을 받으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 솔직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그들과 함께 동행했다.

▲ 세이브NK의 직원들

어둠이 빛으로 물들다
오전 10시, 서울시 논현동에 위치한 ‘세이브NK’에 도착하자 김범수(44) 대표가 첫인사와 함께 불쑥 사진 한 장을 내민다. 반듯하게 그어진 하나의 선에는 빛과 어둠이 서로 등을 돌린 채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반도의 저녁모습을 담은 위성사진을 바라보며 김 대표는 “어둠이 만연한 북한의 현실은 너무나도 비상식적이고 독재적이며 어떠한 인권도 없다”며 “우리는 이러한 암전의 세태에 충분한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어 그는 UN에 전달했던 탈북난민보호를 위한 1,180만 명의 청원 서명이 담긴 DVD 파일을 기자의 손에 쥐어준다.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목소리가 한 명의 손끝에서 울려 퍼지는 듯 온몸이 저릿하다.

  아픔이 사랑으로 물들다
작은 사무실 안, 제법 구색을 갖춘 라디오 부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에서는 탈북 청소년들이 방송교육을 통해 직접 미디어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과정의 교육이 진행된다. 탁자 위에 놓인 헤드셋과 마이크의 차가운 표면을 쓸어내리자 여전히 식지 않은 그들의 열정이 손안에 휩쓸려 들어온다.
단체의 설립 취지를 묻자 그는 “탈북민과 한국 사회를 연결해주고 그 속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교 역할을 꿈꾼다”며 “일반 시민들에게 탈북민의 아픔과 실태를 알리고 인식의 변화를 이끄는 것이 목적이다”고 답한다. 이외에도  전문 사진기자와의 멘토링이나 음악을 통해 남북한의 접점을 찾아 소통하고,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통일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 그 사람들과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김 대표의 말이 뇌리에 깊숙이 박힌다.

  자유가 행복으로 물들다
특별한 인연은 항상 예기치 못하게 찾아온다. 홍보팀장으로 근무하는 백요셉(32) 씨는 9년 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은 탈북민 출신이다. 백 팀장은 “북한에서 남한 미디어를 많이 접했다. 정보가 생기고 북한 내부와 외부를 비교할 수 있는 시각이 자라서 잘못된 사회를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탈북의 동기를 밝힌다.
이어 남한에 와서 크게 달라진 부분을 묻자 “물질적인 풍요로움보다는 자유라는 나의 권리를 다시 찾은 것 같아 행복하다”고 답하는 백 팀장. 북한이 싫어 도망쳤지만 오히려 그들의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 말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내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권리에 대해 생각해본다.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와 같은 무심한 외침 속, 그가 바라는 통일 사회를 꿈꿔본다.

  새로운 사회, 새로운 규칙
서울시 방배동에 위치한 ‘두리하나국제학교’.  건물 4층에 위치한 초등반에 이르니 장난기 가득한 초등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교실에선 한 달에 한 번 진행되는 학급회의 준비가 한창이다. 교실 한 켠에 적혀 있는 생활 규칙 중 유독 ‘수업 시간 중국어 사용 줄이기’라는 생활 규칙과 정중앙에 걸린 ‘검정고시 온라인 강의’ 관련 공지가 눈에 띈다. 중등2반 수업을 듣는 재학생 A씨는 “저희는 보통 검정고시로 대학을 들어가요”라고 운을 뗀 뒤 “저도 검정 고시에 합격해 예쁜 여대생이 될 거에요”라며 당찬 포부를 전한다. 현재 두리하나국제학교는 탈북 청소년들 에게 실질적 교육지원을 위해 소수 정예 수업과 검정고시 지원을 비롯한 1:1 맞춤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 스승의 날 편지를 쓰는 중등반 학생들

  여전히 얄미운 사회의 시선
이어 한 층 위 고등반을 찾았다. 교실 입구부터 재잘재잘 중국어 소리가 들린다. 이들은 대개 탈북민의 자녀로 중국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오게 된 경우가 많다. 한국어가 서툰 학생들을 위해 선생님 역시 중국어와 한국어를 번갈아 가며 사용한다. 이중 유난히 한국어 실력이 돋보이는 학생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국적부터 묻는다. 기자의 물음에 B씨는 “중국에서 왔다”는 짧은 대답을 전하며 쉽사리 경계를 풀지 않았다. 한참 이야기를 나눈 뒤에야 B씨는 “사실 북한에서 내려왔지만 사회적 시선 때문에 굳이 국적을 밝히지 않는 편”이라며 자신의 사정을 설명한다. 이어 “부모님이 함께 오시지 못했지만 친구들과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어 외롭거나 힘든 점은 없다”며 담담히 속내를 전했다.

<epilogue>
인터뷰가 계속되자 경계심이 풀렸는지 이내 예쁜 미소와 함께 “동물을 좋아해서 수의사가 되고 싶어요”라며 밝히던 B씨. 곱지 않은  시선에 국적을 밝히지 않았다는 그녀의 대답이 온종일 머리에 맴돈다. 특별함을 기대했던 마음이 무색할 정도로 여느 학교와 같았던 모습에 본인 역시 그들의 일부가 아닌가 반성해본다. 그들과 함께한 하루 속 어쩌면 내심 서로 다르지 않기를, 나와 똑같은 마음이기를 기대했던 것 같다. 가장 가깝지만 또한 멀게만 느껴지는 우리, 차근차근 보폭을 맞춰 걷는 연습이 필요하다.

제19대 대통령에게 바란다
장미대선 르포 특집은 지난 3월 10일 오전 11시 21분 ‘대통령 탄핵’이라는 역사적 순간으로 시작해 지난 9일 장미대선 종료와 함께 막을 내렸다. 공백의 기간이었지만 현장의 모습은 그 공백이 무색할 만큼 치열했다. 어렵고 힘들게 얻어낸 결과인 만큼 국민들의 기대와 바람도 어느때 보다 남다르다. 새로운 대통령 당선 이후 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간 특집을 통해 전했던 이들의 목소리를 다시 한 번 전한다.

환경 문제(1423호)
원전 관계자는 방사선 외에도 각종 규제와 거센 국민 여론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한다. 유난히 힘든 직업임에도 이에 미치지 못하는 급여와 혜택에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일하는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주셨으면 한다.
월성원자력본부 제2발전소 연료팀 남동헌 주임

외교 문제(1424호)
백해무익한 사드 배치를 철회하는 일이 긴급한 과제이다. 동북아 안보의 지형적 특성을 뒤바꾸며 우리 사회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법적 근거 없이 강행해 온 사드 배치의 철회가 시급하다. 나아가 이를 진행한 관계자 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국민과 소통하는 안보 대통령, 진정으로 우리가 바라는 것이다.사드저지 종합상황실

자살 문제(1425호)
지난 2000년 초 자살예방 사업이 본격 시행됐고 5개년 자살예방정책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이끌어내기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개인이 자살을 생각하기까지 개인적 요인은 물론 경제적, 사회구조적인 원인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국민들이 살고 싶은 나라, 살만한 나라를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수원자살예방센터 박민정 팀장


김익재, 이시은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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