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무라비 법전이 남긴 것

함무라비 법전 단대신문l승인2017.09.19l수정2018.01.19 14:46l1431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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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연주(국어국문·4)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태권도 도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문구였다. 전국체전을 앞두고 연일 훈련에 매진할 때면 으레 관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금메달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시합장 안에 들어서면 현실은 더욱 폭력적으로 변했다. 눈앞에 서 있는 상대를 쓰러뜨리지 못하면 내가 패배할 수밖에 없는 냉혹한 폭력의 참상, 그 자체였다. 오직 1등만을 최상위 가치로 여기는, 강(强)을 최고의 선(善)이자 미덕으로 삼은 사회 풍토가 낳은 비극이었다.

 

그로부터 약 10년의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강(强)의 시대’에 살고 있다. 어쩌면 ‘강의 시대’는 더욱더 공고해졌는지도 모른다. 같은 반 친구가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폭행을 가하는 사건들이 잇달아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가해 학생들은 소년법의 약한 처벌 수위를 거론하며 전혀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가해 학생들의 태도에 국민들은 소년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청와대에 청원을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상황에서 우리는 가해 학생들이 저지른 폭력의 원인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채 법안 폐지만을 외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청소년 범죄는 폭력과 범죄를 일상화하는 작금의 세태가 원인이다. 주입식 교육은 물론, 전국 1등부터 60만 등까지 일렬로 줄 세워,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친구를 밟고 올라가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매년 수능 이후에는 성적을 비관한 어린 학생이 차디찬 땅바닥으로 몸을 던진다. 즉, 우리나라에서는 어릴 때부터 성공의 열매는 강자들이 독식하고, 실패에 대한 책임은 약자들이 문다는 사실을 체득하도록 만든다. 나아가 체득된 경쟁심리는 실질적 폭력을 불러왔다. 정부의 입장에서 ‘폐지’는 ‘개정’보다 쉽다. 그러나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정부는 그보다 앞서 제대로 된 원인 규명과 사회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 따라서 처벌 수위를 보다 강화하여 청소년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묻고, 경쟁과 폭력을 일상화시키는 사회적 분위기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라고 한다. 폭력에 무감각해지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경쟁과 서열이 전부가 아닌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어른들의 진지한 성찰과 사회 전체의 공론화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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