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가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도 있어야 이준혁l승인2017.09.26l수정2017.09.26 13:15l1432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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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효재(환경자원경제·1)

지난 14일 정부가 북한에 8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금이 아닌 현물에다, 영유아와 임산부에게만 전달되는 것이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회과학 영역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면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하곤 한다. 첫 번째는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선례를 찾아보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북한에 지속적인 지원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관해서는 북한 정권에는 죄가 있지만 평범한 주민들은 죄가 없어서, 한민족이므로 당연히 지원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하지만 정부의 차원으로 볼 때는 무엇보다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북한 지원 선례를 찾아보는 것이 당연한 절차이다. 남북 분단 이후 지속적인 인적‧물적 지원이 있었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 기조가 오랫동안 대규모로 진행돼왔다. 통계청과 통일부에 따르면 참여정부 때는 컨소시엄 투자, 차관 등을 제외한 정부 직접적 무상 지원으로 1조3천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원했다. 그다음 이명박 정부는 고작 183억을 지원했을 뿐이다.
햇볕정책으로 우리나라는 무엇을 얻을 수 있었을까. 금강산 관광이 시작됐고, 북한과의 공동성명, 합의 등 대화도 이뤄냈다. 대한민국 최초로 노벨상을 받는 쾌거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그 이면에는 핵 개발을 계속했고, 계속된 지원에도 제1연평해전을 일으켰다. 학계에서도 현금 지원이 아닌 현물 지원 또한 활용해 핵 개발에 사용했다고 보는 관점이 지배적이다.
지난 18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정부가 800만 달러 대북 인도 지원을 발표했는데 북한은 3천만 달러짜리 미사일을 쐈다”고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질의했다. 이 말이 현재 대북지원을 할 것인지를 결정할 핵심 요소로 보인다. 천문학적 대북지원에 비해 돌아오는 것은 너무나도 적다. 차관의 경우에도 상환율 1~3% 수준으로, 빌린 돈조차 갚지 않고 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까지 협의한 UN 안보리의 대북제재 정책에 현재 우리 정부는 전면적으로 반하는 위치에 서 있다. 물론 북한은 한민족이고, 언젠간 협의를 통해 발전적인 사이로 변해가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모든 일은 ‘TPO(Time, Place, Occasion)’에 맞게 움직여야 하는데, 지금은 그 어떤 조건에도 맞지 않는다. 군사적 옵션을 꺼내지 못한다면 ‘전략적 인내’가 필요한 시기이다.


이준혁  tomato@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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