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 단대신문
  • 승인 2018.09.12 19:37
  • 호수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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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

◇ 너덜너덜한 문제집, 쌓여있는 모의고사 시험지 그리고 여기저기 놓여있는 필기구들. 빽빽하게 책상이 밀집해 있는 독서실 속 필자의 책상은 입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구석에 있는 1평 남짓의 공간이었다. 학창시절을 예체능 입시에 집중해 일반 입시 준비는 해보지도 않았던 사람이 그렇게 갑자기 시작한 공부였다. 뒤늦게 꿈을 찾고 남들과 다른 출발선에서 시작했는데 상대가 될 수 있을까 걱정에 사로잡혀있던 시간 속에서 가장 기억나는 순간을 떠올리자면, 독서실 의자에 앉으면 바로 앞에 붙여진 포스트잇에 쓰여 있던 문구 하나였다. ‘걱정하지 말자, 결국 잘 될 거야’ 온종일 공부를 해도 불안하던 나의 마음은 그렇게 다독여졌다.
◇ 금일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 수시 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됐다. 학창 시절 대부분을 공부에 매진해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수험생들은 드디어 시작된 입시 전형에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수시 모집이 다가온다는 건 수능도 얼마 안 남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해마다 수능 날이 다가오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차트가 관련 검색어로 도배된다. 대학에 입학한 대학생도 자신이 겪었던 그날의 일을 회상하며 추억에 잠기는 모습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 지난달, 서울 강남구 A 여고에서 시험문제 유출 의혹 사건이 터졌다. 자신의 쌍둥이 두 딸에게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시험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사건이다. 아직 정확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국민은 이러한 사건이 터졌다는 이유만으로도 분노했다.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건도 아닌데 왜 이토록 관심을 두고 이 사건에 주목하는 걸까. 그건 바로 우리 모두 입시라는 힘든 시기를 보내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알기에 우리는 사건을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 대학만 들어가면 모든 게 잘 될 거라는 말은 대한민국에서 헛된 희망처럼 여겨지는 요즘이다.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 청년 취업률, 안정적인 직장을 바라는 공무원 준비생, 학점, 자격증, 어학 점수 그리고 아르바이트까지. 반복되는 입시에 대학생들은 지쳐간다. 그러나 이 모든 건 결국 우리가 또다시 헤쳐나가야 할 하나의 길이라고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다. 지나친 걱정에 사로잡혀있기보다 이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출발을 해나가길 바란다.

 

<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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