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2회 대학문화상 소설부문 당선소감
제 42회 대학문화상 소설부문 당선소감
  • 정가온(문예창작)
  • 승인 2019.03.06 22:00
  • 호수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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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글을 쓰고 싶어지는 때는 늘 불안정한 순간이었습니다. 외로울 때, 울분이 날 때,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미워할 때. 날 것 그대로의 감각을 이야기 속에 꾸려 넣고 잘 다듬다 보면 어느샌가 내가 만들어낸 인물이 나 대신 아파하고, 견뎌내며, 그로써 끝내 나를 위로해주곤 했습니다. 그러니 저는 인생의 많은 고비를 글에 의탁해 건너온 셈이지요.


그러나 진정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비단 내가 나를 읽어내는 일에만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일기가 아닌 소설을 쓰기 시작한 까닭도 궁극적으로는 내가 가진 숱한 감정을 타인과 공유하고 소통하고 싶었기 때문이니까요. 자기만족의 단계를 넘어서는 과정은 아주 길고 지난하며, 매 순간 재능의 한계를 체감하게 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멀게만 보이는 공제선까지의 길을 외롭지 않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곁을 지켜주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이 기쁨을 돌립니다. 많이 읽고, 많이 사유하고, 많이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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