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불법사이트 https 차단
해외 불법사이트 https 차단
  • 한예은
  • 승인 2019.05.15 22:57
  • 호수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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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시선 46. SNI 필드차단 방식 도입

 

● [View 1] 일반 인터넷 사용자 A 씨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월 11일부터 불법음란물, 불법도박 등 불법 정보를 유통하는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우회해서 접속하는 것을 막기 위해 ‘SNI 필드 차단’을 도입했다. 해외 사이트에 퍼져있는 리벤지 포르노 유포 저지, 저작권 보호 등을 위해서라는 명목이다.

현재 정부는 SNI(Sever Name Indication) 필드차단 방식 도입으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정한 도박, 음란, 저작권, 불법 식의약품 등 총 895개의 불법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차단한 상태다. 사용자가 불법 사이트에 접속하면 화면이 까맣게 변한다. SNI 필드 차단 방식을 사용하면 인터넷 이용자가 `https'가 표시된 해외 불법사이트에 접속할 때, 접속 도메인 정보를 살펴보고 차단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불법사이트 https 차단 정책은 인터넷 검열의 시초가 될 우려가 있다. 또 불법 유해 사이트 접속 차단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검열을 피하기 위해 사이트 주소를 변경해가며 더욱 적발하기 힘든 방식으로 우회하는 경우가 계속 생겨날 것이다. 즉 정부의 차단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세금은 세금대로 낭비하고, 개인의 권리와 자유는 무시하는 SNI 필드 차단 도입 정책은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View 2]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 B 씨
지난 1일, 방송통신심의워원회가 국회 입법조사처에 제출한 ‘SNI 필드차단 방식이 적용된 해외 불법정보’에 의하면 SNI 필드 차단 방식 도입 후 약 2개월 만에 9천625건의 차단이 이뤄졌다. 도입 초기 895개의 차단과 비교했을 때 약 10배 이상의 불법 차단이 이뤄진 것이다.

SNI 필드 차단은 패킷 감청, 인터넷 검열, 표현의 자유 침해와는 무관하다. 정부가 인터넷 활동을 실시간 감시한다는 우려도 사실이 아니며 그 누구도 국민의 통신 내역을 들여다볼 수 없다. 통신비밀보호법상 법원 영장 없는 감청은 명백한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며 통신비밀 보호는 정부가 엄중하게 관리하고,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는 PC와 해당 사이트 서버 간 데이터 송수신이 암호화돼있어, 기술적으로 도청과 감청이 불가능하다.

오히려 SNI 필드 차단을 도입함으로써 불법 해외 사이트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차단 대상이 되는 것은 아동 음란물과 같은 불법 촬영물이지, 합법적인 성인 영상물이 아니다. 이번 정책 도입으로 인해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로 고통받는 피해자의 인권을 한층 더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Report]
최근 도입한 SNI 필드 차단 방식은 인터넷 사용자가 사이트를 접속할 때 사용자의 IP주소 같은 정보들이 암호화되기 전 단계에서 사전에 차단된다. 암호화되기 전 정보를 확인해 사용자가 가려는 사이트가 정부가 규정한 불법·유해 사이트인지를 판별해 접속을 차단하는 식이다. 그러나 개인의 정보 감청 가능성 유무와 제도의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 SNI 필드차단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5만명을 넘어 지난 2월 국민청원 답변이 이뤄지기도 했다.

SNI 필드 차단의 도입은 정부가 불법 촬영물로 고통받는 디지털 성폭력 피해구제를 위해 새로운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제도 도입에 앞서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했으며 불법 사이트 지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성급하게 제도를 도입했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SNI 차단 방식을 피하기 위한 편법이 계속 나오고 있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허점을 보완할 정부의 대책 강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거세다. 국민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는 문제이기에 더욱 정확한 논리로 국민을 설득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이 정치적으로 악용되지 않고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는지에 관한 폭넓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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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nnag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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