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 다시 시작된 비대면 학기, 그리움을 담다
⑥ 다시 시작된 비대면 학기, 그리움을 담다
  • 음악칼럼리스트 천미르
  • 승인 2020.09.09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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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학교에 가서 동기들과 수업을 들을 수 있다!'라는 기대가 무색하게 다시 한번 비대면 학기가 진행됐다. 함께 떠들며 웃던 친구들의 얼굴, 교수님 몰래 딴짓하던 강의실, 항상 떠들썩하던 과방과 동아리, 우리의 밤을 책임져 주던 학교 근처 술집들까지. 친구들과 학교 주변 맛집들도 가보고 싶고, 카페에 가서 수다도 떨고 싶지만, 지금은 참고 있어야 하는 지금의 상황. 지난날 즐거웠던 우리의 대학 생활이 그리워도 너무나도 그립다.

 See You Again - Wiz Khalifa(feat. Charlie Puth)

오랫동안 만나지 못해 보고 싶은 나의 친구들. 이 고통스러운 시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지금의 상황에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담은 곡이 아닐까. ‘분노의 질주 : 더 세븐' OST 'See You Again'이 오늘의 첫 번째 소개 곡이다. 가족과 다름없는 소중한 친구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표현하며 언젠가 다시 만나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떠들며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떠오른다. 기약 없는 기다림에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는 우리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잊고 살던 일상에 대한 그리움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Teenage Fantasy - Jorja Smith

‘내가 꿈꾸던 대학 생활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하는 약간은 원망 섞인 감정을 표현한 듯한 곡, 매력적인 음색이 인상적인 ‘Teenage Fantasy'가 오늘의 두 번째 추천곡이다. 성인이 되고,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친구들과 화려한 옷을 입고 클럽도 가보고, 동기들과 같이 과팅에도 나가보고 싶었는데. 지금의 상황은 우리의 그런 핑크빛 꿈은 그저 허황된 것일 뿐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몽환적인 음색의 보컬과 음울한 분위기의 피아노 사운드는 물거품이 돼버린 대학 생활 계획에 한없이 우울해진 우리의 모습을 나타내 준다. 훅으로 넘어가면서 더욱 애절하면서도 힘 있는 보컬의 표현은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듯하다.

Hello - Adele

“즐거움으로 가득했던 나의 대학 생활아, 잘 지내니?”라고 혼자 되뇌는 모습이 떠오르는 오늘의 세 번째 추천곡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디바 아델의 명곡 중 하나 'Hello'가 주인공이다. 지금은 만날 수 없는 옛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지금은 누릴 수 없는 행복했던 대학생활에 대입해보면 이 곡이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벌스에서는 덤덤한 듯 내뱉는 보컬이 훅으로 넘어가면서 감정을 가득 담아 후회와 그리움을 더욱 증폭시킨다. 또한 다른 악기들의 사운드는 뒤로하고 피아노와 아델의 보컬에 집중하도록 구성하면서 이러한 감정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asily - Bruno Major

지금의 지겹고 힘들기만 한 시간이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작은 희망과 함께 지금은 그냥 이렇게 올해의 계획들을 보내줘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는 인정할 때인 것 같다. 현실의 상황을 인정하고, 포기할 것들을 포기하는 순간 우리는 왠지 모를 무기력함에 축 처지는 느낌이 들곤 한다. 오늘의 네 번째 추천곡 ‘Easily'가 딱 그런 느낌의 곡이다. 나긋한 브루노 메이저의 보컬은 풀 죽어 있는 우리를 따뜻하게 안아주듯 귓가에 맴돈다. 거기에 간주에서 기타 솔로 파트는 마치 모닥불을 바라보듯 온기를 전해준다. 밖에 나가지 못해 우울한 대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를 전할 수 있는 곡이라 생각한다.

Those Days - ZUHAIR(feat. Rini)

추적추적 비도 내리고 해도 져가는 늦은 저녁, 앨범 속 사진들을 보며 작년의 추억들에 빠진 누군가의 모습이 떠오르는 오늘의 마지막 추천곡이다. 사진첩 속 환하게 웃고 있는 자신과 친구들의 모습들을 바라보며, 언제 다시 한번 이렇게 즐겁게 웃어볼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걱정이 떠오를 때를 표현한 것 같다. 몽환적인 멜로디와 함께 누군가를 향해 보고 싶다고 외치는 가사를 듣고 있자면, 지난날의 추억들과 그 추억들을 함께 했던 친구들이 그리워진다. 특히 박자는 정직하게 가져가면서 그루브감 있는 보컬 표현과 멜로디 진행으로 복잡 미묘한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또 곡의 후반부 내레이션에서 기타 솔로로 이어지는 1분이 넘는 아웃트로는 긴 여운을 남기면서 그리움에 잠긴 모습과 맞아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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