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가족과 성숙한 어른의 의미
진정한 가족과 성숙한 어른의 의미
  • 권소영 기자
  • 승인 2021.05.18 14:23
  • 호수 148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도서는 기자의 주관적인 추천 도서입니다.>

"유린당한 아동의 인권과 옅은 가족제도의 허술함을 보여주는 책"

저     자     김희경
책이름     이상한 정상가족
출판사     동아시아
출판일     2017.11.21
페이지     p.284

 

개인주의 시대가 다가올수록 믿을 사람은 없고 가족끼리 똘똘 뭉쳐 살아남아야 한다는 가족주의적 생각이 만연해졌다. 한국 사회에서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 평생 내 편, 책임져야 할 존재. 대부분 가족을 위한 희생은 당연하며 사회에서 겪는 온갖 고난들의 안식처라고 생각할 것이다.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야 하는 현실이 오히려 불안정한 현실로 남아 결국 아동폭력과 가족차별의 결과로 이어진 것은 아닐까.

가족이어서 괜찮다는 생각을 거꾸로 뒤집어 가족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깨우치게 하는 이 책은 한국 사회의 ‘정상가족’을 비판하고 있다. 정상가족이란, 결혼제도 안에서 이뤄진 핵가족을 이상적 가족의 형태로 간주하는 문화 및 사고방식을 말한다. 이에 정상가족을 벗어난 가족의 형태는 모두 비정상이라며 차별하는 사회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식은 내 소유물이라는 생각으로 체벌을 행하는 부모, 취약가정의 현실, 입양제도와 같은 각종 제도의 부실함이 그 내용이다.

“상처받음, 속상함, 슬픔, 버려진 것 같음, 비참함, 충격받음.” 체벌에 대한 아이들의 기억이다. 무서운 상황에서 도망쳐도 아이를 지켜줄 어른은 드물었고, 결국 체벌을 가한 부모에게 다시 보내졌다. 책은 그렇게 체벌과 두려움, 도망 사이에서 악순환의 굴레가 이어진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어떤 종류의 폭력이든 행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유난히 자식에게 가하는 폭력에 대해서는 관대해진다. 이렇듯 한국 사회에서 ‘훈육’을 목적으로 폭력을 가하는 행위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진다. 어릴 적 회초리를 맞은 경험은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역설적이고도 아름답게 미화되는 것처럼 말이다. 


“부모의 체벌 덕분에 내가 괜찮은 사람이 됐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부모의 체벌에도 불구하고 나는 괜찮은 사람이 됐다고 말해야 한다.” p.36

 

최근 범죄 수법이 더욱 교묘하고 잔혹한 아동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국민들은 분노했고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 또한 높아졌다. 그동안 아이들의 입장은 어른들의 목소리에 가려 잘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두고 귀를 기울여야 할 차례다. 

가족이라는 강력한 이름을 내세우는 한국 사회에서 우리는 아이에게 도대체 어떤 가족이 돼가고 있는 것일까. 악순환의 굴레가 아닌 행복의 수레바퀴가 돌아가길 바라며, 이제는 책을 펴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길 추천한다.   

권소영 기자
권소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ssoyoung@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