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이 아닌 노력의 특별함으로
학력이 아닌 노력의 특별함으로
  • 승인 2021.11.23 16:19
  • 호수 148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력주의

◇ 수능은 수험생이 오로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응시하는 시험이다.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이 시험에 참여하는 이들은 매년 50만 명을 웃돈다. 필수 교육을 순서대로 거쳤다면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2003년 출생자의 인구수는 약 50만 명이다. 다양한 나이의 응시자를 고려하더라도 이는 대부분의 중등 학생들이 수능에 응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 최근에는 모 의원이 자신의 모교를 분교라 칭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해당 대학교를 분교라 칭하며 결코 높지 않은 학력으로도 좋은 회사에 취직할 수 있었다는 것이 발언의 요지였기 때문이다. 이는 학력을 폄하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해당 대학교 동문들은 비판 성명까지 표명했다.

◇ 이 외에도 우리나라에서 대학으로 증명되는 학력이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는 차고 넘친다. 그 이유를 파고들자면 끝이 없겠지만, 요점은 이런 학력주의가 결코 건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매년 수능이 끝난 후에는 수험생이 수능 성적에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보도가 이어져 왔다. 

◇ 물론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보상이 있을 때 비로소 노력하는 이들이 생기고, 사회 구성원의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구성원의 환경과 출발선은 절대 동일할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이에 한 사람의 노력을 평가하기에 학력은 너무나도 덧없다.

◇ 최근 사회는 의도치 않게 학력주의를 탈피해가고 있다. 흔히 성공의 척도로 여겨지던 학벌이 더 이상 성공을 보장해 주지 못하고, 성공의 열쇠라 믿었던 학벌 없이도 성공의 문을 대차게 여는 이들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새부터 수능 성적 비관 자살 뉴스가 줄어들기도 했다.

◇ 이것이 과연 긍정적 변화인지 아니면 또 다른 기형적 현상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사회에 만연한 학력주의는 그 뿌리가 깊어 쉽게 뽑히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제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진정한 노력의 가치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적어도 학력이 아닌 노력을 보며, 아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政>

政
다른기사 보기

 dkdds@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