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의 작은 움직임이 고객들의 큰 웃음 될 수 있도록 - 리플라
미생물의 작은 움직임이 고객들의 큰 웃음 될 수 있도록 - 리플라
  • 정소연
  • 승인 2022.01.04 15:57
  • 호수 14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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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리플라

‘유로맵(Euromap)’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1인당 연간 플라스틱 포장재 소비량은 67.4kg으로 전 세계 2위에 달한다. 반면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불과 13%로, 이는 전세계 평균인 20%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복합재질 플라스틱은 기술적·경제적 한계로 각 재질을 분리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불순물이 포함된 경우엔 재활용률이 현저히 낮아져 플라스틱을 재가공해 판매하는 공장 입장에선 매우 골칫거리다. 여기 플라스틱 재활용에 있어 순도를 높이기 위해 공장이 원하지 않는 재질을 선택·분해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이 있다. 미생물을 사용한 ‘바이오 탱크’ 기술로 재활용 공장을 돕는 ‘리플라’의 서동은(24) 대표를 만나 봤다.

 

▲ 서동은 대표가 실험실에서 바이오 탱크에 들어가는 기계를 소개하고 있다.
▲ 서동은 대표가 실험실에서 바이오 탱크에 들어가는 기계를 소개하고 있다.

 

 2016년 발명 대회에 출전해 주제를 고민하던 서 대표는 불순물 포함 플라스틱의 재활용 수익이 순도 높은 것의 절반 가격도 되지 않음을 발견했다. 이에 불순물 제거에 초점을 둔 그는 각종 논문을 통해 플라스틱을 먹는 미생물이 있음을 알아냈다. 서 대표는 ‘이 미생물을 활용하면 재활용 공장에서 순도 높은 플라스틱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이것이 자연스레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리플라에서 연구 중인 선택적 플라스틱 분해 기계 ‘바이오 탱크’는 미생물을 사용해 재활용 공장에서 원하지 않는 재질을 분해해 플라스틱 순도를 높이는 기계다. 이를 통해 60%에 불과하던 가격 효율을 최대 80%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서 대표는 “순도 높은 플라스틱을 정제할 수 있어 재활용 공장의 이익 증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리플라는 현재 플라스틱 분해에 사용되는 미생물의 배양 조건을 확립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내년까지 본 연구를 마치고, 2024년부터는 시범 사업을 수행해 2025년에 제품 판매를 목표하고 있다.

 

▲ 서 대표가 발명의 날 기념식에 참가했던 모습이다.
▲ 서 대표가 발명의 날 기념식에 참가했던 모습이다.

 

목표를 향해 순탄히 달려온 것 같은 서 대표도 창업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그는 어린 나이에 연구 비용을 충당할 자금이 부족했다. 서 대표는 “대회 상금은 사용 기간이 정해져 있고 일부 기계에 대해 구매 금지 규정이 있어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때도 있었다”며 당시 어려움을 설명했다. 


법인 설립에 필요한 돈을 모으는 것도 가시밭길이었다. 각종 창업, 연구 지원금을 조금씩 모아 겨우 법인을 설립한 서 대표는 회사의 수익구조와 현실성, 수익의 지속성을 강조해 2020년에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D3쥬빌리파트너스’로부터 2억5천만 원의 Seed 투자유치를 받아 연구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서 대표는 2019년에 ‘블루리본’이라는 이름으로 창업했지만, 비전이 같았던 ‘플라스테이즈’ 연구진과 합병하면서 2020년에 기업명을 리플라로 변경했다. 플라스테이즈 연구진들 역시 창업을 원했기에 법인이 있었던 서 대표의 팀을 합치자는 제안을 수락했고 연구진들은 이사직을 맡았다. 합병에 대해 서 대표는 “좋은 팀원들이 생긴 기분이었다”며 “이들 덕분에 연구와 논문 피드백이 늘어나 실험에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서 대표는 창업 당시 만 21세의 나이로 ‘2020 포브스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3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어린 나이로 부족했던 경험과 지식은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채워나갔다. 그는 “재활용 공장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행복이 원동력이자 버팀목”이라며 “왜 창업을 시작했는지 회의감이 들기도 했지만 결국은 그분들의 웃음을 보고 싶다는 답으로 귀결된다”며 고객의, 고객에 의한, 고객만을 위한 리플라의 이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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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sy1129@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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