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대신문을 거쳐갈 기자님들께
단대신문을 거쳐갈 기자님들께
  • 노효정 기자
  • 승인 2022.01.04 15:37
  • 호수 14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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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기 노효정 편집장 퇴임의 변

신문에 내 이름이 올라갔다며 신나 자랑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신문에 제 이름이 올라가지 않아도 온 지면이 제 손을 거치고 있네요.

제가 3년간 단대신문에서 배운 점을 회고하며 신문사 생활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저는 편집장이라는 과분한 직위로 퇴임하지만, 사실 처음에는 이 일에 맞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새내기 때 소위 멋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입사한 학보사에 임기 끝까지 남으리라 다짐했지만, 포부와 다르게 저는 이곳의 일을 잘 해내지 못했었습니다. 동기 중 진급이 가장 늦은 기자이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내가 이곳에 남아 있는 게 오히려 민폐가 아닐까 의구심이 든 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기들과 함께 고생해온 시간들은 한 학기 두 학기 저를 붙잡았고 기왕 남은 거 후회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잘 해내지 못하는 일에 대한 치기 어린 오기였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업무에 능숙하기만 한 것 같은 선배들을 보며 나도 퇴임할 때가 되면 저런 멋있는 선배가 돼 있을까 의심하며 그저 버텼습니다. 후에는 내가 잘 못한 일에 대해 생각이란 것 자체를 하길 멈추고, 자책보단 해결점만을 강구했습니다. 덕분에 저는 단대신문을 통해 버티는 힘과 결국 해내는 법을 배웠습니다. 

멋지게 보여야 할 퇴임의 변에 저의 치부를 늘어놓고 있는 이유는 단대신문을 거쳐 가는 기자님들이 처음 겪는 일들에 힘들어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기자님들 중에서는 종면평가의 피드백에 실망하고 작은 실수에도 자책하며 힘들어하고 계실 분이 있다는 걸 압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랬던 저는 저도 모르는 새에 어느덧 신문사 후배에게 멋있다는 말을 듣는 사람이 돼 있었습니다.

기자님들께서 멋있다고 생각하는 그 선배들도 모두 같은 감정의 길을 걸어왔다는 걸 기억해주세요. 저를 보고서라도 하고 싶은 데까지 버텨준다면 저의 퇴임에는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저도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러 가는 이로써 또 함께 버티며 응원하겠습니다. 그래도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저를 힘들게 하겠지만 적어도 포기하지는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습기자부터 정기자, 총무부장, 편집장까지. 3년의 세월 동안 노효정이라는 한 인간을 성장시켜준 단대신문에 감사를 표하며, 단대신문의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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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yo3o@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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