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몸이냐, 무리한 도전이냐
건강한 몸이냐, 무리한 도전이냐
  • 윤성원 기자·김지원·유영훈 수습기자
  • 승인 2022.05.17 14:12
  • 호수 14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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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프로필 세상에서 건강하게 살아남기
일러스트 김민서 수습기자
일러스트 김민서 수습기자

 

Prologue

‘인스타그램’에 ‘#바디프로필’을 검색하면 338만 개가 넘는 게시물이 쏟아진다. SNS의 발달로 자신을 보여주려는 욕구가 극대화되며 자기관리에 대한 관심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에 부응하려는 듯 내 몸을 실질적인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바디프로필도 주목받고 있다. 명확한 장점도 있지만 극단적인 방법으로 준비한다면 식이장애와 우울증 같은 단점도 수반할 수 있는 바디프로필. 건강한 바디프로필을 위해 지녀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

 

바디프로필, 그게 뭐야?

헬스 유행 이전엔 연예인, 스포츠 스타와 보디빌더들이 몸을 가꾸기 위해 헬스장을 자주 찾았다. 그러나 3~4년 전부터 미디어, 방송에는 멋진 몸을 가진 사람들이 노출되는 빈도가 잦아졌다. 그 영향에 힘입어 많은 이들이 헬스장을 찾기 시작했다. 헬스 인구가 늘다 보니 바디프로필의 유행도 함께 올라갔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영향으로 활동량이 줄어 급격하게 살이 찐 ‘확찐자’가 늘고, 건강 이상을 체감하는 사람들도 많아져 대부분이 건강한 몸을 기록하기 위한 바디프로필이 유행하게 됐다.


바디프로필이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건강한 자신의 몸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을 칭한다. 장혜성(27) 헬스 트레이너에 따르면 바디프로필을 촬영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목표와 몸컨디션에 따라 준비 기간을 잡고 마음에 드는 스튜디오를 예약한다. 그는 바디프로필 준비 과정에 대해 “흔히 알려진 것처럼 열심히 운동하고 식단을 잘 지키는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보통은 트레이너와 함께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장 트레이너는 “PT(Personal Training)는 필요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라며 바디프로필 준비를 반드시 트레이너와 함께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바디프로필 촬영 목적은 연령대별로도 각양각색이다. 이온유(24) 헬스 트레이너는 “20대 회원은 주로 젊음을 기록하고 추억하기 위해, 30·40대는 다이어트를 진행하는 중 동기부여를 얻기 위해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건강을 키울 수도, 건강을 해칠 수도

운동으로 만든 몸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은 단순해 보여도 사람에게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영향을 미친다. 바디프로필은 다이어트 중 맞이한 정체기로 의욕을 잃었을 때 하나의 동기를 부여해 줄 수 있다. 바디프로필 촬영을 위해 운동을 시작하면 뚜렷한 목표 의식이 생겨 긴장과 활력을 갖게 된다. 또한 ‘사진’이라는 결과물이 남아, 이후에도 사진을 보며 지속적인 만족감을 가질 수 있다. 촬영을 위해 정돈된 식단을 지속하면 깨끗하고 건강한 몸을 얻는다는 이점도 있다.


많은 장점 중에서도 바디프로필의 가장 큰 장점은 ‘운동의 일상화’다. 프로필 촬영 준비 과정에서 약간의 강제성을 갖고 운동에 임하게 돼 운동 자체가 익숙해지는 현상이다. 장 트레이너는 “식사 시간이 되면 밥을 먹는 것처럼, 촬영 후 운동이 일상에 녹아들었다면 최고의 효과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탄탄하고 아름다운 신체의 이면에 나타나는 부작용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 트레이너는 프로필 촬영 준비 기간을 너무 짧게 설정한 회원을 일례로 들며 “그는 원하는 몸무게 달성을 위해 극단적인 식단을 계획했던 여파로 생리 불순과 우울증에 빠지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건강하지 못한 방법으로 바디프로필을 준비해서는 안 된다. 장 트레이너는 “촬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허리 부상 재활을 목적으로 헬스장에 찾아온 회원이 있었다”며 근육이 버틸 수 없는 강도의 운동으로 크고 작은 부상이 쉽게 생길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벼락치기’가 제일 위험하다며 “근육이 부족한 상태의 몸은 근육부터 만들어야 하고 올바른 운동 자세도 숙지가 돼 있지 않아 운동할 때 위험 요소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느 정도 몸이 만들어진 사람이 체지방만 줄여 촬영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바디프로필”이라고 덧붙였다.


인생 샷과 건강 모두 누리려면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준비해야 부작용 없는 건강한 바디프로필을 촬영할 수 있을까. 운동하며 받는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관리하면 바디프로필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장 트레이너는 운동을 진행하는 과정이 괴로워지면 안 된다며 “바디프로필은 피트니스 대회처럼 평가받거나 비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니 강박을 갖지 말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각자의 신체 신진대사, 항상성, 생활 패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식단과 운동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고 알렸다.


삼성서울병원 안지현(정신건강의) 교수는 작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바디프로필 촬영 자체가 생활의 중심이 되면 식사 행위 자체에 불안을 느끼고 음식을 거부하는 거식증, 보상심리로 인한 폭식증이 발생한다”며 촬영의 목적이 무엇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주의를 전했다. 그는 “반복적인 SNS 사용을 통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우울감에 빠진다면 당분간 SNS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안 교수는 양질의 식단, 스트레스 관리 등 좋은 생활 습관을 유지해 건강한 몸으로 촬영할 것을 강조했다.

 

Epilogue

부화(浮華), 실속은 없이 겉만 화려한 상태를 말한다. 바디프로필이 부화가 아닌, 평생의 좋은 습관을 만들 수단이 될 수 있도록 모두 각자에게 어울리는 운동법과 식이요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바디프로필은 촬영 준비 과정에 따라 자신을 찌르는 창이 될 수도, 혹은 자신을 비추는 스포트라이트가 될 수도 있다. 바디프로필 촬영을 준비할 예정이라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꼭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은 어떨까. 올바른 과정을 통해 촬영한 바디프로필이 결국 진정한 자양분이 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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