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벗은 대학을 기다리며
마스크를 벗은 대학을 기다리며
  • 김영재(행정) 교수
  • 승인 2022.10.06 12:41
  • 호수 149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영재(행정) 교수
김영재(행정) 교수

지난 학기 첫 수업에서 고등학생부터 3년 가까이 마스크를 쓰고 다닌 '22학번'과 이야기를 나눴다. '얼마나 답답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찬가지로 재학생도 이와 비슷했다. 비단 학생만이 아니라 대학 구성원 모두 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신입생은 대학 생활을 실감 나게 안내받지 못해서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있었다. 재학생도 학과나 동아리에서 선배, 동기, 후배와 잘 지내는 방법을 알아가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듯했다. 이렇게 느낀 이유는 나에게 수강신청 요령, 동아리 가입과 운영 방법, 조별 과제나 수업 시간 발표 요령 등을 물어본 학생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간고사 이후 한 학생은 행사 준비 요령을 잘 모르겠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거의 기말고사가 끝날 시점에 어떤 학생은 학과 동기 엠티를 기획하는 방법을 물었고 또 다른 학생은 그 엠티에 참석할지에 대한 여부를 고민했었다. 


이렇게 1학기를 보내면서 '대학 생활을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나에게 질문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대학에 와서는 공부와 취직 준비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잘 쉬고 잘 놀아야 한다. 잘 쉬고 노는 것은 여가생활의 핵심이며 대학 생활은 이 모든 것이 합해졌을 때 풍성해진다. 그런데 코로나19 장기화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대학 생활의 활력이 떨어지고 예전엔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던 대학 생활 요령을 알 기회가 많이 줄었다. 그렇기에 새로 입학한 학생부터 졸업을 앞둔 학생까지 아쉬움과 허전함을 감추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비대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 죽전캠에서는 지난달 가을 축제를 진행했고 중간고사 기간이 끝나면 11월 학술제가 연이어지는 시기를 맞이할 것이다. 비단 우리 대학뿐 아니라, 전국의 다른 대학도 비슷하다. 특히 11월 중순부터 개최되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은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면서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을 만들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도 ‘2002년 한일 월드컵’ 시기에 우리 대학 안팎에서 울려 퍼졌던 응원과 함성은 잊을 수 없다. 


과거 한국 역사 암흑기라 불리는 외환위기로 실의에 잠겼던 대학생들은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활력을 되찾고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동력을 마련했었다. 재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도 이제 풍토병(Endemic)으로 전환을 앞둔 시점까지 이르렀다. 완전히 마스크를 벗은 대학을 기다리며 앞으로 남은 대학 생활을 얼마나 지혜롭게 보낼 지 스스로 그릴 수 있으면 좋겠다. 하루빨리 마스크를 버리고 대학생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날이 다가왔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