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교육은 대학의 새 방향이다
통합교육은 대학의 새 방향이다
  • 윤승준(자유교양) 교수
  • 승인 2022.11.08 14:02
  • 호수 1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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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준(자유교양) 교수
윤승준(자유교양) 교수

 

사악한 문제들(Wicked problems). 도시 계획에서 유래해 공학을 비롯한 다른 분야로 빠르게 확산한 이 용어는 불완전하고 모순되는 정보들과 계속해서 바뀌는 정보들 때문에 문제 영역이 요동치는 도전적 상황을 일컫는다. 홍콩과학기술대의 에드먼드 고 교수는 사악한 문제들을 마주 하는 엔지니어들은 반드시 사악한 능력(Wicked competencies)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사악한 능력이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다.


노동시장이 급속하게 변하면서 고용주들이 노동자들에게 기대하는 부분도 바뀌어 왔다. 유진 에오양 교수는「쌍방향 거울」이라는 책에서 그 흐름을 이렇게 말했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노동력을 중시했지만,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기술로 그 기대치가 변했고 20세기 지식기반사회로 접어들면서는 지식이 중시되었는데,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야 하는 오늘날에는 통찰력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노동시장 변화에 대학 교육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통합교육으로서의 교양교육’을 주제로 열린 2022년 국제 교양교육 포럼은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한 대학의 대응을 고민하는 자리였다. 미국의 폴 한스테트 교수는 이러한 문제의 속성과 노동시장의 변화, 그리고 학생들의 삶을 고려할 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통합교육이라고 했다. 통합교육은 무질서하게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별들을 의미와 목적이 가득한 별자리로 바꾸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하면서, 통합교육을 위한 교과목 운영 방법, 학생들의 능동적 참여를 위한 과제 활용 방법, 학생들이 재학 중 이수하게 되는 교육과정 전체를 구조화하는 방법 등을 제시했다. 교과목 간의 상호 연계성을 높이고, 학습 내용을 삶의 현실과 연계하는 방법은 우리의 교육 현실을 되돌아보기에 충분했다. 


한편 한국의 홍성기 교수는 통합교육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통합 연구는 달가워하지 않는 교수들의 이중성을 비판했다. 사회는 다양한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통섭융합 능력을 갖춘 인재를 원하는데, 기존의 관행에 갇혀 변화하지 않으려는 대학 사회를 비판한 것이다. 존 헨리 뉴먼은 「대학의 이념」에서 모든 지식은 상호 긴밀하게 연결되고 지식은 전체로서 하나를 이룬다고 하며 지식의 상호 연관성과 사물의 본질에 대한 지식인 보편적 지식을 교육하는 장소가 바로 대학이라고 했다. 대학 교육은 포괄적 지성의 함양, 폭넓은 지적 안목의 습득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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