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주식을 샀을 때
내가 그 주식을 샀을 때
  • 토리텔러 칼럼니스트
  • 승인 2024.03.05 14:51
  • 호수 1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④ 경제에 관심을 가지려면 연결고리를 만들자
주주가 되면 해당 주식과 주가에 관심을 갖게 되어 자연스럽게 경제와 친해진다.
주주가 되면 해당 주식과 주가에 관심을 갖게 돼 자연스럽게 경제와 친해진다.

얼마 전 일이다. 대학교에서 창업을 준비 중인 학생들의 인터뷰 요청에 응한 적이 있다. 난 20대 대학생들의 재테크 행태가 궁금했기에 문답은 상호 이루어졌다. 2명이 인터뷰를 하러 왔고, 당연하게도(?) 2명 다 주식투자를 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내게 재테크에 관해 물어보면 몇 가지 단서를 달긴 하지만 주식투자를 추천한다.

 

대학생을 포함해 사회 초년생이라면 주식투자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 주식투자의 수익률이 가장 높아서가 아니라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신경 안 쓰던 경제에 관심을 두게 만드는 가장 저렴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가진 돈에 맞출 수 있는 투자 방법이 있으니, 주식투자를 한다고 많은 돈을 모을 필요도 없다.

 

1차 목표는 한 주 갖기다. 온전히 한 주를 가지려면 얼마의 돈이 필요할까? 시가총액 기준 50위까지의 주가(지난 2월 23일 기준)를 보면 두 종목을 제외하고 50만원 미만이다. 싼 종목은 5만원이 안 되고 가장 유명한 기업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는 한 주에 10만원이 안 된다. 한 주를 온전히 소유해서 해당 회사의 주주가 되는 경험이 50만원 미만이라면, 해외여행 가는 것 못지않게 젊은 나이에 해 볼 만하다.

 

정말 원하는 회사의 주식이 있는데 내가 가진 돈보다 비싸다 해도 걱정할 것 없다. 2022년 하반기부터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도 소수점거래가 도입되었다. 예를 들어 100만원짜리 주식인데 내가 10만원 밖에 없다면 해당 주식의 1/10만 사는 방법이다. 해외 주식에는 이전부터 도입됐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가능하다. 소수점 거래는 한 주를 온전히 사는 것 대비 약간의 불리한 요소가 있지만 치명적이지 않다.

 

‘돈이 없어서 주식투자를 못 해요’라는 말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관심이 없거나 귀찮기 때문이다. 주주가 되면 자연스럽게 경제에 관심을 두게 된다. 적어도 내가 보유한 주식의 가격이 오르는지 내리는지 알고 싶어진다. 가격이 변하면 그 이유가 궁금해 자연스럽게 뉴스를 검색하게 된다. 주식을 샀더라도 영 관심이 없어 매일 주가를 체크하지 않더라도 지나치는 뉴스에 내가 산 기업이 등장하면 귀가 열린다.

 

주주가 되는 순간 코스피는 남의 이야기에서 내 이야기가 된다. 단 한 주로 주식시장과 연결고리가 만들어진다. 한 주를 샀으니 오르면 기분이 좋아지지만 내려도 크게 잃을 것은 없다. 이름을 불러주자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 시인의 시처럼 “내가 그 주식을 샀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친구가 되었다.” 당신은 이미 경제와 친구가 되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