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묵처방-단국의 이미지
백묵처방-단국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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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4.02 00:20
  • 호수 1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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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대학들이 자신들 대학의 이미지가 무엇인지 알고자 노력해왔다. 이미지라는 단어는 문맥이나 상황에 따라 색, 빛깔, 특징, 특성, 인상, 분위기, identity 등으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의 이미지는 누가 혼자서 정하는 것이 아니고 많은 구성원들의 역사적 발자취가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대한 인자가 될 것이다. 구성원이든 외부인이든 느끼는 이미지는 각자 조금씩 다르지만 전체적으로는 이러이러한 대학이다 하는 이미지를 형성할 것이다. 세월이 가면서 학생, 직원, 교수들의 활동과 주변 물정에 따라 이미지가 변천할 것이고 대학당국, 총장, 학장의 리더쉽이 커다란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작금의 형태로 보아 문어발 식의 전공개설이 발생하면서 또한 조직이 비대해지면서 초기의 이미지는 퇴색하고 아무런 색깔이 없는 대학이 될 수 있다. 여러 대학이 이미 이러한 고민을 했거나 하고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이미지를 확립하려 애쓰고 있다. 젊은 층에 비쳐지는 대학의 이미지는 입시와 우수한 동문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상대적으로 이미지 확립이 용이한 신흥대학들이 대학사회에서 급부상 하는 것을 보았으며 비대한 몸을 끌면서도 이미지 재정립을 시도하는 굴지의 명문대학들도 우리는 알고 있다.

인력의 수도권 집중화, 대학의 난립, 인력수급 등의 정책적 실수도 대학의 사활을 건 대학간 경쟁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 경제발전과 생활수준 상승은 학비가 저렴한 국립대학을 고집할 필요성을 희석시키고 사립대학은 마케팅, 투자, 홍보로 이어지는 경영을 도입하여 상대적으로 보수성향이 짙은 국립대학에 대하여 입시 면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졸업생의 수가 전국대학의 정원보다 적어지면서 또는 이에 근접하면서 대학들은 정원감축, 통폐합, 대학간 국내교류 등을 고려해야할 것이다. 장기적 경제불황으로 인하여 일본은 국립대학들을 통폐합하는 근거와 정책을 수립하고 있으며 어느 대학은 재원조달을 위해 도심지로부터 이전하는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의 어떤 주는 여러 개의 주립대학 중에서 일부를 폐교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 한다.
한 동안 정보화니 세계화니 하여 많은 대학들이 SI (System Integration)사업과 홈페이지 구축을 마쳤고 사이버대학, 디지털 도서관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부는 모바일 캠퍼스를 건설하고 있다. 또한, 언어에 대한 원어민 교육도 벌써 시작되었고 2+2와 3+1 공동학위제, 외국 명문대와의 대학원 원격강의 등의 국제교류를 실시하는 대학도 생겨났으며 대학이 표방하는 슬로건 제작, UI (University Identity)사업, 캐릭터 제작, 특성화를 통해 이미지 제고를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의 이미지는 무엇이며 앞으로 어떠한 정책으로 이미지를 재확립하며 어떻게 대학사회에서 우리의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하긴 곤란하지만 개인적인 소견을 나열해볼까 한다. 필자는 단국대학교의 건학이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냉전이 종식되면서 민족주의에 입각한 여러 소수민족들이 연합권에서 분리되어 독립하거나 투쟁하고 있고 우리는 일제치하로부터 해방되고 전쟁이 끝나서 구국은 더 이상 목표가 될 수 없지 않느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지만 아직 남북이 대처하고 있고 북한의 미사일과 핵 개발로 위기감이 다시 조성되고 있어 우리가 완전하게 구국의 임무를 완수했다고 볼 수 없다. 여중생 사건을 통한 sofa 개정 요구, 미군 잔류 등을 보아도 자주, 자립은 아직도 요원하게 보이기 때문에 필자는 단국대학교의 창학정신을 사랑하며 민족의 대학 표방도 좋다고 생각한다. 정보화, 세계화, 특성화는 우리도 지향하고 있고 천안캠퍼스는 생명과학 특성화가 정착되어 가고 있다고 보지만 캠퍼스 이전 지연에 따라 서울과 분당캠퍼스 특성화는 퇴색하고 있다. 천안의 특성화는 창학정신의 기저를 이루는 홍익인간 정신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필자가 3년 전에 전근해 와서 느꼈던 분위기는 다소 어둡고 수직적이고 불친절하며 경직되어 있었다. 3년간 투자가 확충되고 있지만 아직 의욕과 희망에 넘치는 분위기는 아니다. 분위기를 일신하고 이미지 쇄신을 사이버교육, 모바일 캠퍼스와 UI 사업도 유치해야 한다. 그리고 유학생 유치, 자매대학과의 교수 및 학생 교류, 외국 명문대학과의 교류 등을 통해 자유스런 외국문화를 유입하는 것도 필요하고 전통문화와 신문화가 어울리는 현란한 색채의 분위기도 필요하다. 실무위주의 교과과정 개편, 독특한 전공 신설도 깔끔한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겠다. 윤리부재, 금전만능의 우려가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민족을 이끌고 갈 세계화된 선구자를 양성하는 엘리트 청소년 교육과정이나 기구 설립 또한 민족대학의 면모를 보일 수 있다. 다른 대학이 하는 일을 그대로 따라갈 이유는 없지만 기본적인 교육환경과 복지환경 개선은 추진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독특한 사업을 수행하여 단국의 이미지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학내구성원의 의견과 참여가 절실하다.
금년에 약 50명의 신임교수가 발령을 받았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충원이 있을 것이다. 강의내용이 신선해지고 강의실의 분위기는 다시 살아날 것이며 교원에 대한 투자는 바로 연구에 대한 투자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연구의 결실은 사회로 환원되며 우리는 지역사회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학내구성원의 아이디어로 기획 중인 산학연협력단, 발전협력위원회, 사회봉사단 창단도 진리와 봉사의 교시 실천에 큰 밑거름이 되리라 믿는다. 웅비에는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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